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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 THESIS

나는 기억에 없는 서태지 시대의 양준일

by taeshik.kim 2019. 12.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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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미팅·광고모델 기용…시대·세대 초월한 '양준일 신드롬'

송고시간 | 2019-12-30 15:36

당대 한계에서 벗어난 음악, 극적인 서사 대중에 어필



얼마 전부터 우리 공장 가요팀에서 계속 양준일 양준일 하기에 뭔가 했더랬다. 낼은 이 친구가 세종대 대양홀에서 공식 팬미팅까지 한댄다. 얼마나 실상을 반영하는지 알 수는 없지만, 가요팀에서는 '양준일 신드롬'이라는 말까지 붙인다. 그래? 그렇다면 펭수급인가 했더랬다. 


양준일이 누군지 알아두어야겠기에 이런저런 자료 잠깐 검색해 보고, 무엇보다 후배기자들한테 특강까지 받았다. 


추리건대 시대를 앞서간 뮤지션이란다. 90년대에 어느 정도 반짝했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묻혀야만 했다가 근자 슈가맨인지 뭔지 하는 JTBC 프로에 등장함으로써 느닷없이 '재발견'되었단다. 미국에서 오래 생활하는 미국국적 교포란다. 한국말이 서툴단다. 그래 뭐 한국만 서툴러도, 노래 가사에서는 크게 표나지 않으니 그 정도가 뭐 했다. 


덧붙여 그 일생이 드라마를 방불한다 한다. 각종 기구한 사연이 겹친 모양인데, 그 사연을 예서 되풀이할 수는 없고, 암튼 열라 불쌍한 인생을 산 듯하다. 그런 그가 느닷없이 떴다니, 새해가 경자년이요, 쥐띠 해이니, 그 모토가 쥐구멍에도 볕이 들 날이 있다는 건데, 양준일을 두고 한 말일까?




1969년생이라니 제법 나이도 많고, 초창기 데뷔 연도와 활동 연간을 보니 1991~1993년이라 하니, 서태지와 아이들이 1집 데뷔한 시기가 1992년이니 데뷔 시기가 거의 겹친다. 물론 나는 서태지와 아이들은 안다. 하지만 양준일은 미안하지만, 듣보잡이었다. 그리 유명하지 아니했다니 내가 대중가요에 조예가 깊었던 것도 아니니 그의 팬이 된 분들한테는 미안하기 짝이 없으나 이해해 주기 바란다. 


양준일을 시대를 앞서간 뮤지션 이런 식으로 평가하나 본데, 저 서태지와 비교하면 글쎄 독특하기는 해도 시대를 앞서간 것일까 하는 의뭉함이 없지는 않다. 나로서는 서태지라는 친구를 제대 복학하고서 대학을 졸업하던 그해에 처음 조우한 셈인데, 그때 압도적인 반응이 지금껏 듣도보도 못한 음악이라 했더랬다. 


물론 나는 아니어서, 미군부대 부대찌갠 줄 알았다. 나는 군대생활을 카투사로 했다. 주한미군과 함께 근무하는 한국군을 카투사라 한다. 그 카투사 시절, 정말 짜증나도록 하루종일 들어야 했던 음악이 랩이었다. 한데 그 랩을 나중에 서태지가 들고 나오더라. 나한테는 시대를 앞선 음악도 아니요, 흉내내기에 불과했다. 이 또한 서태지 팬들한테는 미안하나, 나는 그랬다. 




내친 김에 유튜브를 통해 양준일이라는 검색어를 넣고는 그가 엣날에 불렀다는 노래 두어 곡을 들어봤다. 그가 출연한 방송프로그램도 봤는데, 그 시대 흐름과 한치 어긋남이 없는 뮤지션이라는 인상이 강하다. 그렇다 해서 내가 그의 재발견과 그의 음악을 깎아내리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묻힌 뮤지션이 극적으로 재발견되는 일과 같은 현상이 비단 대중음악뿐인가? 비일비재하다. 이런 기회를 빌려 그의 음악이 재발견되는 일은 분명 그 시대만이 아니라 이 시대 음악을 풍성하게 만드는 일일 터이다. 양준일을 통해 한국 대중음악 또한 풍성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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