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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아버지를 난장이라고 불렀다. 사람들은 옳게 보았다.
아버지는 난장이었다. 불행하게도 사람들은 아버지를 보는 것 하나만 옳았다. 그 밖의 것들은 하나도 옳지 않았다. (...)
천국에 사는 사람들은 지옥을 생각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우리 다섯 식구는 지옥에 살면서 천국을 생각했다. 단 하루라도 천국을 생각해 보지 않은 날이 없다. 하루하루의 생활이 지겨웠기 때문이다.
우리의 생활은 전쟁과 같았다. 우리는 그 전쟁에서 날마다 지기만 했다. 그런데도 어머니는 모든 것을 잘 참았다.
- 조세희,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1978)
그들은 안으로 들어오지 않았다. 그대로 서서 우리의 식사가 끝나기를 기다렸다. (...) 숭늉을 다 마시자 어머니가 밥상을 들었다. 내가 먼저 내려가 잠갔던 대문을 열었다. 어머니는 밥상을 들고 밖으로 나갔다. 형이 이불과 옷가지를 싼 보따리를 메고 뒤따라 나갔다. 쇠망치를 든 사람들은 무너진 담 저쪽에서 말없이 지켜보고 있었다.
우리는 어머니가 싸놓은 짐을 하나하나 밖으로 끌어냈다. (...) 마지막으로 아버지가 나왔다. (...) 쇠망치를 든 사람들이 집을 쳐부수기 시작했다. 한꺼번에 달라붙어 집을 쳐부수었다. (...) 지붕이 내려앉을 때 먼지가 올랐다. (...) 아주 쉽게 끝났다.
- 조세희,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1978)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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