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책방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 잡지를 무척이나 흔하게 만난다. 어이한 셈인지, 헌책방에 이 잡지가 그리 많을 수가 없다. 왜 그럴까?
그 시절 정기구독이 그리 많았기 때문이라고 본다. 개별호를 사는 일은 드물고, 거의 다 정기구독 형태가 아니었나 한다. 또 그만큼 영업활동도 활발해서, 내가 대학을 다니던 80년대 중후반만 해도 정기구독을 판촉하는 영업사원을 드물지 않게 만났다고 기억한다.
대학가 정기구독 판촉을 이야기하니 그 시절 삼성출판사 세계문학 세계사상사 전집이 각중에 생각나기도 한다.
이 내셔널지오그래픽 National Geographic, 공식 명칭이 The National Geographic Magazine인 잡지가 1888년 창간 이래 135년 만에 뿌리째 흔들리는 변화를 맞이했다는 소식이어니와 소속 기자를 전원 해고하고 내년 이후에는 아예 가판대 판매조차 하지 않기로 했댄다.
당장 어찌 운영할지와 관련해 프리랜서 또는 편집자가 기사를 쓴다는데, 아무리 인쇄물 시대가 저물었다 해도 이들로 지면을 때운다는 발상 자체를 용납하기는 힘들다.
다만, 이와 비슷한 변화가 근자 급속도로 감지되기는 했으니, 무엇보다 2015년 21세기폭스사가 7억2천500만달러에 잡지 지분 73%를 인수한 데 이어 그런 폭스사를 2019년 디즈니가 인수하면서 변화를 무척이나 가파르게 진행됐다.
디즈니가 어떤 데인가? 간단히 말해 돈 안 되는 투자를 할 이유가 없는 엔터테인먼트 회사다. 실제 근자 이 잡지 주최 행사를 다녀온 외우 신동훈 박사는 이상한 경험을 했다면서, 스토리텔링 개발을 통한 돈 버는 일에 철저히 혈안이 된 징후들을 나한테 전달해 주기도 했으니, 이번 집단 해고 사태와 그에 따른 가판대 판매 철수는 그 전조였던 셈이다.
실제 이번 집단해고에 즈음해 이 잡지가 보인 반응 중에 아래 논급이 주목할 만하다.
“Staffing changes will not change our ability to do this work,” a NatGeo spokesperson said to CNN. “Any insinuation that the recent changes will negatively impact the magazine, or the quality of our storytelling, is simply incorrect.”
무슨 말인가?
이번 스태프 변화(기자 집단해고)가 우리가 이런 사업을 해 나가는 데 변화를 주지 않는다. 최근의 변화가 잡지 자체, 혹은 우리의 스토리텔링 능력 자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예상은 잘못된 것이라는 저 논급에서 우리가 주시할 대목은 storytelling이라는 말이라, 이는 결국 이 잡지 콘텐츠를 디즈니에 맞는 스토리텔링으로 재편하겠다는 뜻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간단히 말해 그 어떤 article도 스토리가 있어야 하며, 그런 방향으로 잡지를 끌어가겠다는 말이다. 스토리!!! 스토리!!!다.
저런 급격한 변화를 통해 디즈니가 노리는 새로운 내셔널지오그래픽은 어떤 모습일까? 시대에 따라 변신에 실패한 기업이 망하거나 급속도로 축소됨은 불가피하나, 그것이 내셔널지오그래픽이기에 몹시도 저 소식이 씁쓸하다.
1천200만명 구독하던 내셔널지오그래픽 기자 전원해고
송고시간2023-06-29 20:44
디지털화 따른 인쇄물 쇠락
지난해 9월에도 편집자 6명 해고
https://www.yna.co.kr/view/AKR20230629179900009?section=culture/m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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