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양민속박물관 구정아트센터 '민화 : 일상의 공간' 전시 중
올해는 충무공 이순신(李舜臣 1545-1598) 탄생 474주년이 되는 해. 아산시에서는 매년 기념적으로 이순신 관련 축제를 진행하고, 온양민속박물관에서도 이를 기념해 민화 특별전시 <민화 : 일상의 공간>을 진행한다.
전시에는 박물관 대표 소장품인 '십장생도' '책가도' '백수백복도' 등 이 현대작가가 민화를 보고 재해석한 작품과 함께 선보였고, 충무공 이순신 탄생 기념인 만큼 그동안 잘 공개하지 않은 '팔사품도(八賜品圖)'도 만난다.
'팔사품도' 전시 전경
팔사품도(八賜品圖)가 이순신과 무슨 연관인고 하니,
팔사품(八賜品)은 임진왜란 당시 조선에 지원군으로 왔던 명나라 수군 도독 진린(陳璘, 1543~1607)이 이순신 장군의 공을 명나라 조정에 보고하자, 신종(神宗) 황제가 이를 높이 평가하여 이순신에게 보낸 여덟 가지 군대용 의장용품이다.
팔사품이 신종 황제가 하사한 물건이 아니라 명나라 수군 도독 진린이 이순신에게 준 선물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여기에서 그 논란은 논외키로 하겠다.
여덟가지 하사품에는 무엇이 있을까?
총 8건 15점으로 도독인(都督印), 호두령패(虎頭領牌), 귀도(鬼刀), 참도(斬刀), 독전기(督戰旗), 홍소령기(紅小令旗), 남소령기(藍小令旗), 곡나팔이다.
도독인을 제외하고 나머지가 두 개씩이라 총 수는 15점인 셈이다.
팔사품도는 이를 그린 그림으로 현재 남아있는 작품은 소수이며, 그 중 온양민속박물관에 소장 중인 팔사품도는 상태가 온전히 남아 있어 유물로서의 가치가 높다.
팔사품도, 4680x1960, 19세기, 온양민속박물관 소장
그런데 위에 보이는 팔사품도는 총 열 폭 병풍이다. 언뜻 보면 내용도 팔사품이 아니라 십사품(?)이다.
열 폭 병풍이 언제부터 유행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열 폭 병풍을 제작하면서 이순신을 신격화 하는 의미로 해전에 사용하던 거북선과 무기까지 추가로 그려 넣은 것이다.
각 폭마다 해당 그림에 대한 설명이 붙었으니, 이들 명문은 추후 자세한 해제 번역이 있어야 할 것이다.
두번째 병품을 보면 두 가지 충무공 무기가 소개됐는데, 화면을 바라보는 사람 기준 오른편 긴 낫처럼 생긴 것은 장병겸(長柄鎌)이라 했으니, 긴자루낫이란 뜻이고, 그 왼편은 사조구철주(四爪鉤銕鑄)라 했는데, 고리가 네 개 달린 갈쿠리란 뜻이다.
모두 충무공이 수전에서 왜적을 섬멸하는데 사용한 무기다.
참고로 갈쿠리 설명은 다음과 같다.
四爪鉤銕鑄 一本
四爪 爪各長九寸, 柄長一尺五寸, 圍五寸, 柄端貫銕連環索二十八尺. 用此擲拿賊船, 相去較遠賊(?)續以麻索. 與長柄鎌, 皆忠武舊制.
통영 충열사에도 팔사품도가 전시되어 있는데, 충열사의 팔사품도는 리얼 팔사품도이다. 여덟 개의 하사품이 그려져 있다.
이제 다른곳에서 팔사품도를 보게 된다면 먼저 여덟 개인지, 열 개인지 확인해보는 걸로.
전시장에 있으면 여러 가지 질문을 받는다. 그 중에서도,
"이번 특별전시가 이순신 탄생 474주년 기념전이라고 들었는데, 어떤 유물이... " 라고 조심스럽게 물어보시는 관람객이 계시다.
"홀 중앙 전시품이 팔사품도 입니다. 왜 팔사품도가 이순신과 연관이 있나면... " 하고 말씀드린다.
팔사품도 하나로 이순신과 연결고리를 찾아 기념 전시를 한다는게 멋쩍기도 하지만, 덕분에 평소에 볼 수 없던 민화와 현대작가들 작품도 함께 볼 수 있으니 넓은 아량으로 보아주기 바란다.
혹시 관심있으신 분들을 위한 전시홍보
* 민화 : 일상의 공간 / 2019.4.16-5.12 / 온양민속박물관 구정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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