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코·입이 귀엽게 달린 이 돌덩이는 무엇일까?
누가 주로 쓰는 물건일까?
언제 쓰는 물건일까?
어디에 쓰는 물건일까?
생긴 모양이 꼭 남근 같다 해서 남근석(男根石)이라 하고, 기자석(祈子石)이라고도 한다.
기자석은 한자를 풀자면 빌 기 '祈', 아들 자 '子', 돌 석 '石'이다.
아녀자들이 아들을 낳기 위해 정성들여 빌던 돌이라는 뜻이다.
그래서인지 생긴 모양도 꼭 동글동글 사내아이 같다.
온양민속박물관 제1전시실에 전시되어있는 기자석
이 기자석은 온양민속박물관 제1전시실 제일 첫 번째 코너에 전시되어 있는 유물이다.
신탁근 고문 눈에 띄어 수집된 이래로 40여 년간 줄곧 이 자리에 있었다.
40년 전 전시기획서에서도 '제 1전시실-한국인의 일생의례-1번 기자석'이라 씌여 있고,
현재 상설전시실 전시기획서에도 동일하게 씌여있다.
박물관 전시실에 들어서자마자 가장 먼저 반기는 아이이자, 박물관 터줏대감인 셈이다.
야외전시실에도 같은 유물이 있다.
40년 동안 사람 손을 안 타서인지(?) 야외에 있는 기자석에 비해 마모가 덜 되었다.
좀 더 온전하다고 할까?
앞 사진을 보면 기자석 앞에 작은 도끼 모양 유물을 보는데, 기자도끼[祈子斧]라 하는 것이다.
글자 그대로 도끼 모양 장신구로, 이를 몸에 지님으로써 아들을 출산할 수 있다고 여겨 부적처럼 아녀자들이 몸에 지니고 다녔다.
도끼랑 아들 낳게 해주는 일이랑 무슨 연관이 있어 저런 도끼 모양 물건을 만들어 지니고 다녔을까?
나도 여러 분께 물어보고 자료를 찾아보기도 했지만, 아직 명확한 답을 찾지는 못했다.
가끔 초등학생들이 '왜 도끼모양으로 만들었어요?' 라고 물어보면
'왜그랬을까? 도끼는 힘 센 남자가 사용하던 물건이니, 남자를 상징하는 의미로 도끼모양으로 만들지 않았을까?'라고 자신없게 대답하고 질문을 돌리고 만다.
온양민속박물관 야외전시실에 전시되어있는 기자석에 기도하는 관람객
기자신앙은 참 오래되기도 하였거니와 인류 공통의 바람이었다.
인류 원초적인 욕구는 먹는 것이었고, 먹을 것을 생산하려면 사람이 필요했다.
그래서 기자신앙은 우리 생활과 밀접한 관련성을 맺고 있고, 그 모습들이 여기저기서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내월리 내적 기자석이라든지, 경주의 곱돌로 만든 남근석이라든지, 필리핀의 남근석 여근석, 이탈리아의 형형색색 남근석 등 많은 곳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아들을 바라는 마음.
자식을 바라는 마음.
풍요롭게 살고싶은 마음.
인류 공통의 마음이거니와 현재도 유효한 바람일 것이다.
이 바람이 오늘날에는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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