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거나 말거나 이야기 중에
구한말 성을 모두 가지게 되면서
그때까지도 성이 없던 사람들 중
노비들의 경우 자기 주인성을 따라 몽땅 그대로 바꾸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것, 사실일까?
주인은 노비들이 자기 성 따라 바꾸는 것을 그냥 놔뒀을까?
필자가 보기엔 이렇다.
아마 주인 성 따라 성을 지은 노비들도 있을 것이고
아닌 노비들도 있을 것인데,
전자의 경우 필자가 보기엔 그냥 노비가 아니라
사실은 이들이 얼자라고 보는 것이다.
조선시대에는 서자는 어머니가 평민인 경우이고,
얼자는 어머니가 천민인 경우인데,
어머니가 노비인 경우 아이가 나와도 이는 그대로 노비가 되었고
그 어머니를 면천 시키지 않는 한은 아이는 족보에 올라올 수 없었다.
반면에 어머니가 평민인 경우에 서자가 되는데,
이 경우에는 특별한 상황이 아니면 아버지 성을 받아 거의 족보에 이름이 올라왔다.
조선시대 노비에는 이런 얼자들이 상당한 비율로 있었으리라 생각하는데,
다시 말해 주인집 자녀들은 적자, 서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얼자까지 있는 것이다.
얼자의 대표적 예가 바로 홍길동인데,
애비를 애비로 부르지도 못하고 형을 형이라 부르지도 못한다는 것이 바로 얼자의 운명이었다 하겠다.
이런 경우, 노비들도 성을 가져야 하는 상황에서,
자신의 피붙이라는 것을 주인이 이미 알고 있었다면,
당연히 얼자라도 전부 자기 성을 주었을 것이라는 말이다.
조선시대 노비들이 주인 성을 따라 성을 지었다는 말,
필자는 그 노비들은 전부 얼자였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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