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노년의 연구

논문 검색의 회고 (1) Index Medicus

by 신동훈 識 2025. 4. 27.
반응형

최근에는 온라인 상에서 논문 원문을 쉽게 구하고, 

원문 공개를 안하면 공개적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하기 때문에

젊은 세대에게는 그런 시절도 있었나 싶겠지만, 

필자의 대학원 시대는 도서관에서 논문을 찾던 시절에서 

메드라인을 검색하는 시대로 넘어가기 직전 단계였다. 

필자가 대학원 초년병 때는 대학 도서관 비중이 정말 중요해서 

도서관 1층은 단행본, 2층은 국내외 학술지가 빈틈 없이 전시되어 있었다. 

필자가 대학원생이던 무렵, 교수님들께서 쪽지에 찾아와야 할 논문을 적어주시면, 

필자가 하는 일은 도서관에 가서 학술지에서 해당 부분을 찾아 논문을 복사해 교수님들께 돌려드리는 일이었다. 

이 작업이 되어야 기본적으로 연구가 시작될수 있으니, 대학원생 일은 논문 찾기부터 시작하는 것은 당연한 시대였다. 

최근에는 병원도 모두 방사선 사진은 전산화해서 컴퓨터에서 불러들여 보지만, 

필자가 학생 때만 해도 병원은 모두 엑스레이 필름을 인턴 선생이 찾아와 회진 때 교수님들께 보여드리는 것이 인턴 업무였다. 

그 작업 역시 그것이 되어야 병원이 돌아가니, 

전산화가 대학과 병원을 파고 들기 이전의 광경이라 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 변화가 온 것은 앞에서도 이야기 한 "메드라인"이었다. 

메드라인이란 영어권 의학 학술지에서 출판된 논문 중 SCI급 학술지에 실린 논문들 초록을 모아 놓은 것으로, 

그 당시에는 인터넷으로 검색하는 것이 아니라 대학도서관에 CD가 비치되어 있어 그것을 도서관에 가서 검색해야 헸다. 

지금 보면 대단한 것도 아니고 키워드를 넣으면 해당 논문 초록이 쭉 뜨는데 (원문은 없다)

이것을 플로피디스크에 담아 가거나 아니면 출력을 해서 그걸 가지고 학술지 모아 놓은 곳에 가서 해당 논문을 찾아 복사해야 했다. 

쉽게 말해서 메드라인이 나오기 전에는 Index Medicus라 해서 전화번호부처럼 논문 리스트를 단행본으로 찍어 배포했는데,

메드라인 서칭이 되면서 더 이상 논문 찾느라 두꺼운 책을 볼 필요가 없어졌다. 

키워드 넣어 논문의 초록을 보는 정도의 간단한 작업으로 

온라인 상에서 찾는 것도 아니고 대학도서관의 터미날에서 CD를 찾아야 하는 번거로운 작업이었지만 

이 전에는 검색 자체가 쉽지 않았으니 논문 검색 작업의 혁명이었다 할 것이다. 

이것이 대략 90년대 초중반의 의과대학 모습이었다. 

 

필자 또래의 연구자들은 기억할 INDEX MEDICUS. 이렇게 두꺼운 전화번호부 같은 책이 도서관 한켠에 줄줄이 꽂혀 있었다. 이 책이 아니면 의학논문을 검색할 방법이 없었다. 호랑이 담배먹던 시절 이야기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