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보건데,
필자가 대학원 들어올 때와 같은 상황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었다면,
정년과 함께 연구를 접어야 할 것이다.
지금은 그 당시와 많이 다르다.
우선, 연구 성과를 발표할 통로가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아졌다.
필자가 대학원 시절 때만 해도 국제학술지라고 해 봐야 몇 개 되지도 않았다.
특히 그 당시에는 전자투고도 없는지라, 국제학술지 투고를 소포로 했다.
소포 안에는 논문 카피 3부를 출력해서 보내게 되어 있었다.
사진은 도판 3부를 일일히 만들어 레터링을 다해서 보내야 했다.
심사위원 3명에게 보낼 카피를 투고자가 준비해야 했던 탓이다.
이렇게 보내 논문이 채택되면 좋은데 거절이라도 당하면
처음부터 논문 출력, 사진 인화 ( 그당시에는 사진을 인화했다), 레터링 작업을 다시 해야 했다.
이러니 일년 내내 하는일은 사진 찍기, 현상 (필자는 현미경 사진 현상을 직접 했다), 흑백사진 인화에 레터링 작업이었다.
논문 검색은 요즘처럼 인터넷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도서관에 가서 논문을 직접 찾아야 했다.
필자가 대학원 당시 서울대 도서관에 "메드라인"이라는 것이 들어왔는데,
이 당시 학교 도서관에 CD를 비치하여 그것을 검색하면 논문 전문이 아니라 초록이 검색되어 나왔다.
이것만으로도 경천동지할 일이라고 모두들 경악했다.
이러니 당연히 정년을 하고 나면 연구는 종지부를 찍었다.
지금은 그렇지 않다.
일단 논문 찾기가 너무 쉽다. 작성한 논문은 전자투고라 출력하고 국제우편 소포로 보내고 난리 칠 일이 없다.
게다가 노년의 연구자에게 행운인 것은
AI가 등장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AI는 노년의 연구자에게는 축복과 같다.
AI는 정년 후 그야말로 혼자 고군분투해야 할 노년의 학자에게 천군만마와 같다.
언제나 훌륭한 답을 주는 동료연구자가 수백명 새로 생긴 것과 같다.
이 툴을 어떻게 이용하는가에 따라 노년의 연구자의 연구 편력도 결정될 것이라 본다.
AI는 젊은 층보다 노년 층이 더욱 큰 수혜자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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