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의 흠흠신서는 앞에서도 썼지만 엄청나게 과대평가 되어 있는 책이다.
우리 사회의 이런 과대평가가 어떻게 유지되고 있는지 한 번 써 보겠다.
1. 우선 어떤 분들은 다산의 흠흠신서를 읽어 본 사람들은 무원록을 본 적이 없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따라서 다산이 흠흠신서에 써 놓은 이야기 이전에는 이런 이야기들이 없는 줄 안다.
실제로 범죄사건이 발생했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하는데 대해서는 꼼꼼한 교범이 문서양식까지 첨부되어 이미 통용되고 있었다.
이런 책들이 있는 줄을 모르고 흠흠신서를 보니 그것이 대단한 줄 아는데 오히려 다산의 흠흠신서는 실무에 쓰기에는 부족함이 많은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경우는 대개 다산의 흠흠신서만 죽도록 판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흠흠신서는 잘 아는데 다른 책이 있는 줄을 모르는 것이다.
2. 다산에 대해 전혀 그의 저술을 읽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다산에 대해 대중매체에서 형성시켜 놓은 이미지에 따라 그러려니 한다.
대학자라는데 맞겠거니 하며 다산의 말만 들었다면 근대화도 되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대중서, 영화 등에서 떠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알고 있는 분들에게 책임을 물을 수는 없겠다.
3. 가장 문제가 되는 그룹이 바로 세 번째 그룹인데, 이 그룹은 다산의 흠흠신서의 내용보다 더 세밀하고 완벽한 내용이 이미 송대 이후 통용되고 있었고 조선에서도 쓰이고 있었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는 사람들이다.
이 사람들은 다산의 흠흠신서가 별것 아니라는 것을 잘 아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그냥 일언반구 이에 대한 말도 없이 그냥 그 평판을 유지하게 방관하는 사람들이다.
위 세 경우 중 1과 2는 어쩔수 없다. 욕을 먹을 필요도 없다. 몰라서 그런 것일 수도 있고, 세상 만사 다 알 수는 없는 것 아니겠나?
문제는 세 번째 부류다.
뻔히 잘 아는 사람들이 시치미를 뗀다. 이쯤되면 곡학아세라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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