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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훈의 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

돌이켜 보는 《논어고금주論語古今註》 독후감

by 초야잠필 2023. 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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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다산경학이라고 하면 다산 저작 중 사서삼경 주석을 말하는데 다산 전체 저작 중 그 분량이 꽤 된다.

《논어고금주論語古今註》는 한글번역판이 여럿 나왔고 번역원에서는 온라인에 국한문 대조가능한 버전으로 올려놓았다.

처음 논어고금주를 읽을 때 기대가 컸다.

다산경학을 이야기 할 때 항상 나오는 평은 지금도 인터넷을 찾아보면 많이 있다.

그 중 몇개를 구체적으로 여기 인용해 놓았다가는 그 평을 쓴 분 개인에게 누가 될 수도 있어 따로 인용은 하지 않겠다.

아무튼.

《논어고금주》를 읽기 전에 이 책에 대한 평이 하도 좋아 나는 그래도 오규 소라이까지는 아니더라도 자유분방한 논어 주석을 기대했다.

《논어고금주》를 일독한 후 나는 비로소 알았다.

내가 완전히 속았다는 것을.

논어고금주에 보이는 다산은 주자의 말을 한마디도 제대로 반박하지 않았고 그의 공격은 주로 송대 이전 주석가에 집중해 있었다.

《논어고금주》 전편에는 그 어디에도 주자가 짜 놓은 질서를 깨고자 하는 자유분방한 주석 흔적은 없었다.

다 읽고 나서 나름 충격을 받았다.

《논어고금주》야 그렇다 치고 이 책을 보고 주자와 다른 소리를 했다고 하는 사람들은 도대체 뭘 봤다는 말인가?

벌거벗은 임금님도 골똘히 들여다 보면 없는 옷도 보이는 것인가?

그 다음부터는 《논어고금주》에 다산경학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을 곧이 곧대로 보지 않는 습관이 생겼다.

그리고 소위 다산학 전반에 대한 의심을 품게 되었는데 이번에 예기치 않게 그의 《흠흠신서欽欽新書》를 접하고 확신하게 되었다.

에라이~!!

소위 다산학이라는 것은 이제 콩으로 메주를 쑨대도 믿지 않기로 했다.

다산은 나름 일가를 이룬 대학자인 것은 분명하지만 이를 현대에 해석한 다산학이라는 것은 사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다산에 대한 저술-. 해제를 조심하라.

해제에 쓰인 것을 믿지 말고 반드시 다산의 원전을 읽어라. 그러면 다산의 진면목을 보게 될 것이니.

에도시대 오규 소라이 정도는 되야 주자학을 극복했다고 이야기 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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