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5.09.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
박물관 전시공간 자체를 수도국산 달동네 모습으로 연출한 재밌는(박물관 역사를 알면 마음이 아픈)박물관입니다.
당시에도 '수도국산'이 붙은 박물관 이름의 의미가 궁금했습니다. 산은 산인 것 같은데, 수도국?
수도국산의 원래 이름은 만수산(萬壽山) 또는 송림산(松林山)이었습니다. 송림산(松林山)은 실제로 산언덕에 소나무가 많아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송현(松峴)', '송림(松林)' 등 의 지명도 여기에서 비롯되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만수산', '송림산'으로 불리던 이름이 '수도국산(水道局山)'으로 불리게 된 데에는 탁지부(度支部)에 수도국(水道局)을 신설하고, 이곳에 수돗물을 담아 두는 배수지를 설치하면서부터 '수도국산'으로 불리게 되었다고 합니다.
시기적으로 물이 귀했던 것도있지만, 지역적으로 보아도 인천은 본래 물이 적고 수질도 나빠서 개항 이후 증가한 인구와 선박으로 물 확보가 큰 고민이었다고 합니다. 당시 이런 물부족을 해결해 주었던 것이 송현동에 설치한 배수지였던 것이지요!
이런 산비탈의 동네에 일제강점기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이 살기 시작했고, 6·25 전쟁 이후에는 피난민들이 대거 몰려와 임시로 집을 지어 살았고, 1960~70년대에는 산업화가 시작되면서 전라·충청 지역 사람들이 일자리를 찾아 이곳으로 모여들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산꼭대기까지 다닥다닥 집들이 들어 차면서 수도국산 달동네가 만들어 졌다고 합니다.
어느 마을 마다 가가호호 사연없는 집들이 없겠지만은 여기 수도국산 달동네야 말로 사연이 참 기구합니다.
일제강점기부터 줄곧 더 이상 기댈 곳도 없는 사람들이 모여 들어와 서로 부대끼며 때로는 기대며 살아온 곳이었던 거지요.
전시 공간 자체를 수도국산 달동네 모습으로 연출했습니다. 집집마다 이어지는 좁은 골목을 걸으며 불켜진 창문으로 달동네 집 안 모습을 힐끔 힐끔 쳐다 보았습니다.
전봇대에 붙어 있는 전단지이며, 집 벽에 붙어 있는 포스터 등 1960~70년대 달동네 모습을 그대로 재현했습니다.
사실 그 당시에 살지 않아 잘 모르겠지만, 텔레비전 속에서 옛날 모습을 보여주는 것과 오버랩이 되기도 하고, 같이 간 선생님께서 비슷하다고 하셨습니다.
전시를 볼 때도 그랬고, 지금 다시 전시실 사진을 봐도 전체적으로 색이 어둡고 칙칙합니다.
왜이렇게 어둡고 칙칙할까 생각해보니, 그 당시 달동네 모습을 재현한 것인데 알록달록하고 쨍하게 밝은 것도 맞지 않겠구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이렇게 색이 무체색으로 칙칙했다고 합니다.
건물에 페인트 칠하는 건 정말 언감생심이고, 바닥은 연탄재로 늘 시컴시컴하고, 지붕도 기름 발라 두어 때끼고하니 시커멍 했다고 합니다.
신발을 벗고, 달동네 집 안을 들어가 볼 수 있어 조용히 들어가 보았습니다.
방안을 찍지 못했는데, 더도 덜도 없이 지금 화면에 보이는 모습 그대로 아주 작습니다. 성인 여자 4명정도 들어가면 다닥다닥 저 상을놓고 앉아 있을 정도.
다른 집을 방문해 보니, 다섯 가족이 상에 둘러 앉아 뭔가를 하고 있습니다.
각에 뭔가를 붙이는 것 같은데, 성냥인가요? 무슨 내용인지 아시는 분 있다면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전시 때문에 이렇게 집집마다 불을 환하게 켜 둔것이지, 실제 달동네 집들은 최소한의 불만 사용해서 지냈겠지요?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 가끔씩 생각나는 박물관입니다.
달동네 모습을 그대로 전시로 연출한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무엇보다 비슷한류의 다른 박물관의 생활사 전시에 비해 현실감도 있으면서 또 전시라는 목적을 잊지 않고, 보여 줄 부분은 잘 정돈하여 보여 주었습니다.
박물관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니, 어린이를 위한 '달동네 놀이체험관'도 있었습니다.
2019년에 갔을 때는 제가 미처 보지 못한 건지, 아니면 뒤에 다시 단장한 건지는 모르겠습니다. 달동네를 컨셉으로 어떻게 어린이 체험관을 구성했는지 볼 겸 다시 박물관에 방문하려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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