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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히 시골길 달리다 무심히 보니 담배다.
오잉?
여직 담배 농사하는 데가 있나 보다 하며 차를 급정거하고는 살피니 영락없는 담배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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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피니 두어번 벌써 담배잎을 땄다.
주변으로 분명 건조창이 있을 텐데 언뜻 눈에 띄진 않는다.
요즘은 그런 방식으로 건조하진 않겠지? 벽돌로 만든 창고에 군불을 지피는 방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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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하지 않은 농사 두 가지가 있는데 첫째 본인이 골초셨고 생평 새마을만 피다 가셨지만 담배 농사는 안지었으며 둘째 통일벼는 단 한 번도 지은 적이 없다.
논뙤기라 해봐야 몇 마지기 되지도 않는 천수답이 전부였지만, 통일벼로 바꾸라는 그 압제를 끝까지 버텨낸 고집이 지금으로서도 의아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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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땐 산미증산에 정부가 목을 매던 때라 관에서는 면사무소 순사 내무부 주사 등을 동원해 통일벼로 바꾸라 갖은 압력을 넣었으며 그래도 아버지는 흔들림없이 이른바 재래종 나락 농사만 지었다.
당연히 소출이 적을 수밖에.
왜 통일벼로 바꾸지 않냐는 물음에 도통 말이 없던 어른의 대답은 간결했다.
맛대가리 하나도 없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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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통일벼는 그랬다. 소출만 많았을 뿐 그걸로 밥을 지어놓으면 푸석푸석 맛대가리가 좃나 없었다.
천수답 한 켠은 모름지기 찰벼 농사를 지었으니 이게 소출이 끔찍히도 적고 농사가 여간 까탈스럽지 않지만 그걸로 단오날 찰밥을 해먹고 제삿상에도 올렸다.
담배에 격발해 통일벼를 성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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