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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연이 닿게 되었는지 자세한 사정은 모르겠지만
불러주셨으니
그리고 내가 전연 생소가 아닌 주제로 부탁을 주셨으니
어찌 마다할 수 있겠는가?
기꺼이 가서 내가 생각하고 중요하다 여기는 것들을 제주도 계신 분들과 공유했으면 하는 마음만큼은 간절하다.
이 자리서 나는 서기 666년 당 고종 태산 봉선封禪과 관련한 이야기를 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아마도 그와 관련한 논문을 내가 발표한 적 있고
그에서 탐라가 보이는 사실을 주목했기 때문일 것이다.
애초 이 논문은 그 봉선이 7세기 동아시아 국제질서 구축 과정에서 어떤 의미를 담았는지를 천착했으니
탐라 문제를 파고 든 것은 아니었다.
왜 당시 동아시아 제국의 중심인 당은 봉선을 필요로 했으며
그것을 준비하는 과정이 그 국제질서 기축으로서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가 내 관심이었다.
내일, 아니 벌써 오늘이 되었지만 저 강연에서 왜 탐라인가를 조금은 더 파보려 한다.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되는 존재감 제로였을 탐라가 왜 당 왕조는 필요로 했을까?
이것이 내 의문이기도 하고 그 의문한 바 일단을 풀어놓는 자리로 삼고자 한다.
그것이 나를 불러준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에 나름 갚음하는 작은 길이기도 하다고 본다.
저짝에서도 왕복 항공비까지 대는 마당에 투자비보다 남는 것이 많아야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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