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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문화 이모저모

[대물大物 이야기] 거근巨根의 창시자 노애嫪毐 (4) 수염도 눈썹도 다 뽑아버리고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4. 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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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는 여자, 아래는 남자인 헤르마프로티투스 Hermaphroditus. 로마 마시모궁 박물관

 
앞서 우리는 여불위가 자신을 자꾸만 잠자리로 불러들이는 과부 조태후한테서 벗어나고자 오동나무 수레바퀴를 매달아도 끄떡없는 대물왕 노애嫪毐라는 자를 그 대타로 골라 자신은 그 손아귀에서 벗어나고자 했음을 보았거니와 

한데 당시 궁중에서 상시로 곁에 있으면서 태후를 봉양해야 하는 남자는 내시여야 한다는 조건이 문제였다. 그래서 내시를 선발할 때는 그때나 조선시대나 다 불알을 조사했다.

이 놈이 고자인가 아닌가? 고자라도 서는가 서지 않는가를 조사해서 흔적기관만 남은 남자를 환관으로 고용했다. 

문제는 이 조건을 뚫으려는 노력 역시 끊이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여장한 남자가 들어가서 문제를 일으키기도 했고, 실제 가슴은 여자이고 외모도 여자인데 아랫도리엔 부랄스가 달린 사방지 비스무리한 쉬메일 shemale도 있었다. 
 

헤르마프로티투스 Hermaphroditus

 
이 대목을 사기 여불위 열전은 이렇게 묘사한다.

여불위는 노애를 (조태후한테) 바치면서 다른 사람을 시켜 노애를 거짓으로 부죄腐罪에 해당하는 형벌로 고발토록 했다. (이에 부응해) 여불위 또한 은밀히 조태후한테 말하기를 “거짓으로 부형腐刑을 받게 하고는 (궁중으로 들여서) 급사중給事中으로 삼으십시오”라고 했다. 

부죄腐罪 혹은 부형腐刑이란 간단히 말해 고자로 만드는 죄와 그런 형벌을 의미한다. 남자 거기시를 썩어 없애지게 한다는 의미니, 뭐 밥맛 나는 형벌은 아니다.

바로 여기에 걸려든 이가 저 책을 쓴 사마천이니, 이 장면을 쓰다가 사마천 기분은 어땠을까 생각하면 참말로 비장하지 않겠는가? 누군 멀쩡한 상태로 거짓으로 부형을 받았는데, 난 진짜로 짤리고 없네? 기분 더럽지 않겠는가? 

노애가 그 거대한 물건을 그대로 달고서 근무한 급사중給事中은 간단히 말해 이 경우는 환관이다. 노애는 당연히 태후궁에 배속되었다. 

상국 여불위가 간여하고, 태후가 집행한 이 사기행각이 실패할 리는 없다. 한데 문제는 수염이었다. 내시는 수염과 눈썹이 없다. 있었다 해도 일단 내시가 되면 수염과 눈썹이 빠진다. 

다시 이어지는 여불위 열전. 

태후가 은밀히 부형을 주관하는 관리한테 후한 뇌물을 주고는 가짜 부형을 집행하는 한편, 노애의 수염과 눈썹을 뽑아 내시처럼 만들어 마침내 조태후를 모시게 했다.

이 장면이 역사를 대표하는 사기극인데, 이것도 좀 웃기는 게 노애가 이 선택을 받아들였다는 점도 수수께끼다. 여차하면 목이 달아날 일이고 실제로도 그리되고 말았는데, 그래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이래도 한 인생 저래도 한 인생하면서 받아들이고는 주지육림에 살았으니 그로서는 후회가 없을 지도 모른다. 

이걸 보면 브라질리언왁싱 시작은 노애다. 
 

보다시피 이 친구는 거시기가 달렸다.

 
이제 제반 여건은 완벽히 만들어졌으니, 조태후는 노애의 그 거대한 물건이랑 맘껏 즐기는 일만 남았다. 다시 여불위 열전. 

(마침내) 태후는 은밀히 (노애랑) 몸을 섞으며 그를 매우 총애했다. 임신하게 되자 조태후는 다른 사람이 알아서는 아니되므로 거짓으로 점을 쳐서는 좋지 않은 때를 당했으니 피해야 한다며 (태후가 거처하는) 궁궐을 옹雍으로 옮겨가 사니 노애는 늘 태후를 따르며 상을 매우 후하게 하사받았고, 모든 일을 노애 손에서 결정되었다. 노애한테 시종은 수천 명에 달하고, 빈객들로 벼슬을 구하고자 노애의 사인舍人이 된 사람도 천여 명에 달했다.

물건 하나로 천하를 호령하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하지만 권불십년이라 했던가? 이제 종말이 다가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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