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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 THESIS

한 시대를 풍미한 링 위의 율 브린너 마빈 해글러

by taeshik.kim 2021. 3.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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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복싱 미들급 전설 '경이로운' 헤글러, 66세로 별세

 

k-odyssey.com/news/newsview.php?ncode=1065584163189869

 

프로복싱 미들급 전설 ′경이로운′ 헤글러, 66세로 별세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프로복싱 최강의 미들급 챔피언 마빈 헤글러가 14일(한국시간) 숨을 거뒀다. 향년 66세.AP통신은 이날 헤글러의 아내인 케이 G. 헤글러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인용

k-odyssey.com

 

저 시대는 비단 마빈 해글러가 아니라 해도 프로복싱 전성기였으니, 무하마드 알리 시대가 저물면서 미들급으로 그 황금기가 돌아갔으니, 당연히 이 미들급 언저리를 중심으로 기라성을 방불하는 별들의 잔치가 벌어졌다. 

 

저를 필두로 토머스 헌즈, 슈거레이 레너드, 로베르토 두란이 왕좌를 차지하기 위한 혈투를 벌였으니, 마빈 해글러는 저들이 체급을 야금야금 올려 자신의 아성을 침범하기까지는 절대 왕정을 구축했다. 헌즈나 레너드, 두란은 그 아래 혹은 아래아래 체급이었다가 나이가 들어가며 체중 조절에 실패하면서 미들급으로 올랐으니, 그리하여 저네들끼리 피비린내나는 전쟁이 불가피해졌다. 

 

www.youtube.com/watch?v=aZ5sHHfIcFI

 

해글러 제국은 내 기억에 레너드한테 무너졌다. 하도 가물가물하지만, 속사포 같은 펀치가 주무기였고, 스피드가 타의 추종을 불허한 레너드는 실상 나이에 견주어 일찍 은퇴했었으니, 무엇보다 눈 부상이 심각해 자칫하면 실명 위기에 몰렸다고 기억하거니와, 미들급 아래 체급에서는 헌즈와 숙적을 이루었으니, 둘간 전쟁은 1승1무로 레너드가 우세했다고 기억한다. 

 

1차전에서는 다 이긴 경기를 헌즈가 놓쳤으니, 당시만 해도 15회전으로 치른 타이틀매치에서 헌즈는 내내 앞서다가 14회에 훅 한 방에 나가떨어진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그런 레너드가 건강을 이유로 은퇴했으니, 은퇴하고서는 TV해설가로 활동하면서 해글러 경기를 중계하기도 했는데, 지금도 그의 해설 중 한 대목이 생생하다.

 

 

토머스 헌즈를 때려눕히는 마빈 해글러

 

 

"내가 상대하기에는 체격이 모자란다."

 

이런 요지였으니, 이런 발언은 결국 레너드가 언젠가는 복귀할 것이라는 소문을 낳았거니와, 그리하여 실제로 이내 복귀하고서는 마침내 꿈의 대전을 펼쳤으니, 그에서 시종 일방적으로 레너드가 해글러를 몰아붙여 일방적 판정승했다고 기억한다. 다만 경기 내용 자체는 소문난 잔치였을 뿐이라, 레너드가 빙빙 링을 돌면서 계속 잽만 날리며 점수만 따는 경기운영을 한 까닭이다. 그 스피드를 저 해글러도 잡지 못하더라. 

 

돌주먹 두란과의 경기에서는 해글러가 일방적 ko승을 거둔 듯하며, 헌즈 또한 때려눕혔다.(이런 라이벌전은 저 소식을 제목만 접하고 기억에만 의존했으니, 지금 본문을 훑어보니 대강 맞다. 다만 두란한테는 판정승했다고 한다. 두란이 ko패한 상대는 헌즈였던 듯하다.)  

 

 

두란을 공격하는 해글러

 

 

복싱 선수라면 거개 모든 선수가 그랬지만, 해글러는 특히 몸매가 죽여줬다. 그 탄탄한 몸매에 뭇 여성이 환호했다고 기억하거니와, 보디빌더를 능가하는 몸매였다고 기억한다. 본래 대머리인지 아니면 밀어서 그랬는지 모르지만 그는 언제나 박박 대가리를 민 상태였다. 

 

그런 까닭에 나로서는 언제나 해글러와 율 브린너가 헷갈리곤 했으니, 율 브린너는 당대를 호령한 명배우였다. 물론 연배는 한 세대가량 율 브린너가 높았을 것이다. 

 

1954년생, 올해 66세에 지나지 않으니 너무 일찍 세상을 떴다. 

 

 

슈거 레이 레너드에 터지는 해글러

 

 

해글러 세대의 퇴장에도 프로복싱은 한동안 득세를 구가했다. 이후에는 피피노 쿠에바스니 하는 후속 세대가 황금시대를 이어갔지만, 얼마 안 있어 프로복싱은 야만성이 주로 문제가 되고, 마침 김득구까지 링위에서 본 내상을 견디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는 것과 같은 불상사까지 겹쳐 생존을 위협받는 처지에 몰렸다. 

 

요새는 그보다 더 야만성이 격심한 격투기에도 자리를 내주고 말았으니, 염동균과 홍수환 시대를 호흡하고 어린시절을 보내고 해글러를 보면서 젊은시절을 보낸 나 같은 세대한테 마빈 해글러는 우상이었다. 어떤 우상이었는가 묻는다면 뾰족한 답은 없으나, 그는 요즘의 아이돌과 같은 절대지존이었다. 

 

 

토머스 헌즈를 뉘였을 때인가? 

***

 

Marvin Hagler 한국어 표기가 마빈 헤글러인지 마빈 해글러인지 모르겠다. 편의상 해글러라 해둔다. 발음을 들어봐도 해=글러이지 헤이글러가 아닌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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