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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詩 & 漢文&漢文法

동자가 말하기를 스승님은 약초캐려 가셨다고 하네



아미산에 올랐다. 이태백이 이 산을 오르면서 떠오르는 상념을 노래한 명편이 있다. 태백 특유의 뻥이 아닐까 싶었지만, 막상 올라보니, 천하의 이 뻥쟁이도 아미산을 제대로 노래하지 못했구나 하는 생각 절로 했다. 해발에 따라 수시로 풍광이 바뀌었으니, 같은 해발 같은 장소라 해도, 창창한 하늘이 펼쳐지는가 싶더니 돌아서면 다시 짙은 연무였다.(김태식)  



한시, 계절의 노래(63)


은자를 찾아갔다가 만나지 못하다(尋隱者不遇) 


  당(唐) 가도(賈島) / 김영문 選譯評


소나무 아래에서

동자에게 물으니


스승님은 약초 캐러

가셨다 하네


이 산 속에

계실 터이나


구름 깊어 계신 곳

모른다 하네


松下問童子, 言師采藥去. 只在此山中, 雲深不知處.



이보다 더 쉬운 한자로 쓴 한시가 있을까? 모든 명시가 그런 것처럼 이 시도 평범하기 짝이 없는 글자 조합 속에 만만치 않은 의미를 담고 있다. 이 시의 특징 중 하나는 방문자의 질문이 생략되고 동자의 목소리만 낭랑하게 깊은 산 구름 속을 감돈다는 점이다. 방문자는 은자가 있는 곳을 알기 위해 동자에게 몇 차례 질문을 던지지만 결국은 “구름이 깊어서 계신 곳 몰라요”라는 대답만 듣는다. 이런 막연한 일이 있을까? 우리는 명확한 답을 얻기 위해 질문을 한다. 거듭된 질문을 통해 해답을 찾아간다. 하지만 이 시는 거듭된 질문에 대한 동자의 대답을 통해 우리를 더 모호한 경지로 끌어간다. 그곳은 내 질문이 닿지 않는 속세 너머 세계다. “현지우현(玄之又玄)”의 경지다. 어떻게 그곳으로 다가갈 수 있나? 나는 오늘도 여전히 구름 깊은 산발치에서 서성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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