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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문화 이모저모

[제3차 고려 막부정권] (3) 강조의 실패를 새긴 쿠데타 주역들

by taeshik.kim 2024. 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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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부가 성립되는 토양은 무신들 불만이었다. 도대체 어떤 불만이 누적되었을까? 드라마 거려거란전쟁 한 장면

 
이 3차 막부정권 수립 전야 군사 쿠데타 수뇌진이 누군지는 같은 고려사절요 해당 사건 기술에 명확히 드러나는데

상장군 김훈과 최질, 그리고 박성朴成·이협李恊·이상李翔·이섬李暹·석방현石邦賢·최가정崔可貞·공문恭文·임맹林猛이 그들이라 저에 의하면 이들은

땅(영업전)을 빼앗은 일을 가지고 여러 사람의 분노를 격화시켰으며, 여러 위衛의 군사들을 꾀어내어 북을 치면서 소란스럽게 궁궐[禁中]로 난입하고서는 장연우張延祐와 황보유의皇甫兪義를 포박하고 매질하여 거의 다 죽게 만들었다.

그렇다면 왜 하필 장연우와 황보유의가 표적이었을까?

이어지는 기술.

(이들이) 합문閤門 안으로 들어가 면전에서 호소하기를, “황보유의 등이 우리의 토지를 점탈한 한 것은 실로 자신의 이익을 도모하고자 한 것이지 조정[公家]의 이익을 위한 것이 결코 아닙니다. 만약 발을 깎아서 신발에 끼워 맞춘다면 사지가 어떻게 되겠습니까? 여러 군사가 흉흉하여 분노와 원망을 이길 수 없었던 것이니, 청하건대 나라의 좀벌레들을 제거함으로써 여러 사람의 심정을 풀어주십시오.”라고 하였다. 

간단하다. 부족한 재정을 메꾸고자 군인들 몫으로 할당된 영업전을 손댄 주범이 저들이기 때문이다.

이는 명백한 반란이었다.

하지만 이상한 점이 발견된다. 보통 반역은 권력교체를 꾀한다. 간단히 말해 현종을 권좌에서 밀어내야 하고, 나아가 무엇보다 자신들과 노선을 달리하거나 걸림돌이 되는 신하들은 학살해야 한다. 

한데도 저들은 순진하기 짝이 없어 언감생심 그건 꿈도 꾸지 못하고 자신들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데 그쳤으며, 나아가 자신들을 괴롭히던 신하도 두어 놈만 골라 죽도록 패서 본때를 보였을 뿐 그렇다고 죽인 것도 아니었다. 
 

분노하는 장군 최질. 그는 결국 허망하게 타진된다. 드라마 고려거란전쟁 한 장면 캡처

 
나는 저들이 순진했을 수도 있고(실제 무신들이 저때까지만 해도 그랬다고 본다), 둘째 무엇보다 강조의 실패가 발목을 잡았다고 본다.

강조는 구악을 쓸어버리고 새로운 왕을 세워 권력을 잡았지만, 그것이 빌미가 되어 거란의 침입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불렀고, 그것이 국가를 누란의 위기에 빠뜨렸을뿐만 아니라 그 주모자는 목이 달아나버렸다. 나는 이 교훈을 생생히 기억하는 무신들이 행동 반경을 넓히지 못한 원인이라 본다.  

이것이 결국 이렇게 해서 성립한 막부정권이 타도되는 결정적인 빌미가 된다. 되치기를 당한 것이다. 누구한테? 믿은 현종한테서 말이다. 

18세에 엎혀서 왕이 된 청년왕 현종은 그렇게 서서히 진짜 왕이 되어가는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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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차 고려 막부정권] (2) 영업전이 당긴 반란의 씨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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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사를 통괄할 때 건국기를 막부정권 1기라 명명한다면, 목종을 시해하고 권력을 잡은 시기를 2차 막부정권이라 해야 한다. 그리고 대략 백년 시간이 흘러 정중부에 의한 우리가 아는 그 막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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