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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머루랑 다래랑 얼음이랑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19. 9.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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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동네마다 부르는 명칭이 제각각이라

내 고향 공천에선 얼음 혹은 어름이라 하거니와 엑센트는 ice랑 같다.


서울 사투리로는 으름 정도로 표기 혹은 발음인 듯 하거니와 요즘 이게 벌어지는 시즌이라 이들 사진은 몇년전 내가 추석에 김천에 갔을 적에 딴 것이라


이는 원주시청 박종수 과장 오늘 포스팅 사진이라 보니 지금 한창 벌어진 모양이라

이 얼음은 달기가 한반도가 산출하는 과실 중엔 최고다.

이게 촌놈들한텐 묘약이나 도시 출신들은 먹을 줄을 몰라 내 마누라 아들놈만 해도 맛보곤 더는 못먹겠다 패대기 치더라.

이유는 씨 때문인데 저 속알맹이 삼분지이가 씨라고 보면 된다.

얼음은 먹는 묘미가 씹지 아니한 채 씨까지 통채로 목구녕으로 훑어넣으니 거개 도시 출신자들은 이걸 견디지 못하더라.

그리 삼킨 씨는 고스란히 똥으로 배설하거나와, 참외씨 수박씨가 그대로 똥이 되어 그 똥거름에서 다시 수박 참외가 자라는 이치랑 같다.

얼음이 껍질이 터지고 속이 농익는 시즌은 대개 추석 무렵인데 올겐 추석이 빨라 나로선 그 별미를 맛볼 시기를 놓치고 말았다.

이 얼음을 요새는 송이 따러 산을 오르내리는 사람들이 별미로 삼거니와, 대개 나무를 타고 올라 열매가 열리는 까닭에 멧돼지 공격에도 살아남는다.

경기체가 고려가요에 머루랑 다래랑 먹고 운운하는 청산별곡이 있던가 하지만, 저에서 왜 어름이 언급되지 아니하는지 나는 언제나 의아스럽다.


다래보단 얼음이 훨씬 흔하고 맛도 좋은데 저 노래 만든 친구는 얼음을 안쳐먹어 봤나 보다.

이들보다 더 흔한 가을 열매가 머루라, 한데 요샌 머루 구경하기가 쉽지는 아니하다.

오늘 전라도 나주땅 어느 식당 터널식 입구를 보니 머루덩쿨이라, 검게 익은 머루를 주인이 내놓아 간만에 머루 맛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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