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굴암을 공중에서 내려다 본 평면도다. 인터넷에서 긁어왔다. 구조를 이해한다는 차원에서 제시한다.
보다시피 석굴암은 부처님이 위치하는 원형 주실主室을 뒤쪽 후미진 곳에다가 넣고, 그 전면에 평면 방형인 전실前室을 배치했으니, 두 군데로 통하는 통로가 있다.
유의할 점은 주축 장축은 동-서 방향이라는 사실이다. 우리한테 익숙한 남북 방향이 아니다. 다시 말해 부처님은 서쪽 끝 후미진 안방에서 전실 너머 동쪽을 향한다.
더 간략화한 평면도로 역시 아무데서나 긁어왔다. 전실과 주실 통로를 비도라 했는데, 저건 어디에서 굴러먹다 온 용어인지 모르겠다. 중국 고고학 용어를 빌린다면 용도甬道라 하는 통로다.
보다시피 전실 양쪽 벽면에는 팔부신중八部神衆이라 해서, 불국토를 팔방에서 호위하는 무사 8명을 네 명씩 벽면에다 세웠다.
전실에서 주실로 통하는 통로에다가는 불국토를 사방에서 호위하는 신들인 사천왕四天王을 양쪽 벽면에 2명씩 배치했다. 전실이 끝나는 지점 양쪽 대문 기둥에는 금강역사 두 사람을 한 사람씩 표현했다. 금강역사는 인왕仁王이라고도 하는데, 저 모습 어디에 인자함이 있단 말인가?
팔부신중이건 사천왕이건 금강역사건 모조리 door men이다. 나는 저와 같은 비슷한 성격의 신들을 왜 동아시아 불교가 왜 이중 삼중으로 만들어냈고, 그리 만들어냈으면, 하나만 쓰면 되지 왜 저리 삼중장치를 해야했는지 알다가도 모르겠다.
이 점은 인도 문화권, 그리고 그에서 직접 영향을 받은 동남아시아 불교문화권과 동북아시아 불교문화가 구별되는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다. 저들은 인도불교문화권에서는 없다. 곧 동아시아문화에 불교가 착근하면서 이 지역 사람들이 만들어낸 방위신들이다.
인도문화권에는 방위신 개념이 없다. 있다 해도 그 영향이 제로다. 반면 음양오행설이 강력히 작동하는 동아시아 세계는 달라서 중앙을 중심으로 사방을 다르고, 다시 팔방을 가르고 다시 12방을 가르고, 그에서 더 나아가 그 방향마다 각기 신통력을 부여했으니, 그런 고래의 사상이 불교와 결합하면서 방위신 개념을 가미하기 시작했다.
그런 점에서 석굴암은 이런 인도에 발판을 두는 문화권과 동아시아 문화권의 전형적인 복합을 보여준다.
주축 방향을 동서로 내고, 동쪽에다가 대문을 마련한 것은 전형적인 인도문화권 발상이다. 그에다가 각종 방위신이라는 방위신은 다 때려박았으니, 그 절묘한 조합을 보여준다 하겠다.
나중에 다시 얘기하겠지만, 이 방위신은 결국은 12지 동물과도 결합하게 되는데, 결국 저들 삼중 말고도 다시 12지를 더해서 4중 잠금장치를 걸어잠그게 된다.
저 도어맨들이 하나같이 인상 더러운 이유는 여차하면 삥을 뜯기 때문이다. 언제나 정의 수호는 곧 삥뜯기와 동의어였다.
인류역사가 그랬다. 요즘 사찰에서 젤로 무서운 양반은 조실 방장스님, 혹은 주지스님이 아니라 그 아래 복무하는 완장한 새끼스님이나, 더 무서운 분은 대웅전을 지키는 보살님인 이유가 다 전통이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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