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花開花落二十日
一城之人皆若狂
요즘의 BTS나 저스틴 비버에 버금하는 인기를 누린 중당中唐의 월드스타 낙천樂天 백거이白居易가 모란을 두고 읊은 말이다.
모란이 피고지는 스무날은 온 도시가 발광한다 했다.
그의 시대 장안이나 낙양은 온통 모란이었다.
모란이 피고지는 계절이다. 남녘엔 만개하기 시작한 모양이며 서울은 이제 양지바른 곳을 중심으로 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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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개한 모란을 보고 영랑은 찬란한 슬픔이라 했지 아마?
거개 봄꽃이 그렇듯이 생명이 길지 아니해 일주일쯤 반짝 하고 짙은 향내 뿌리고는 산화하고 만다.
낙천이 말한 스무날은 모란 한 송이를 두고 한 말이 아니요 품종이 다른 것까지 염두에 둔 것이니 개중 일찍피는 것이 있는가 하면 나중에 피는 것도 있었다.
덧붙여 각중에 피었다 각중에 지는 까닭에 차양을 덮어 꽃이 오래가도록 하기도 했으니 그래봐야 스무날이었다.
모란은 그런 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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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얼마나 화려찬란했으면 꽃중의 꽃 화왕花王이라 했겠는가?
쉬 가는 모란 아쉬워 그에 버금하는 꽃을 완상하기도 했으니 모란 다음 가는 꽃이라 해서 아왕亞王이라 일컬은 작약이 그것이라
이 아왕은 마침 피는 시기가 모란이 지기 시작하는 시기와 절묘하게 맞아떨어진다.
하도 엇비슷하기에 양놈들은 이 둘을 구분치 못해 다 피오니 PEONY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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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현궁엔 몇 그루 되지 않으나 그런대로 피우면 제맛이 나는 모란이 있다.
그제 두 송이 모란 폈으니 낼쯤이면 만개했을라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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