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NEWS & THESIS

문단의 미투파문, 고은과 최영미 갈 길을 갈랐다

'성추행 의혹' 고은 시인, 최영미 시인 상대 손배소 2심도 패소

송고시간 | 2019-11-08 14:37

'추가 의혹제기' 박진성 시인에는 배상책임 인정


미투파문 엇갈린 길 고은(왼)과 최영미(오)


이른바 미투운동 확산에 불을 댕긴 총구 중 하나로 평가되는 원로시인 고은 씨의 성추행 의혹이 2심 재판부에서도 고은 시인 패소로 결판났다. 1,2심 모두 이 의혹을 제기한 최영미 시인 완승이다. 이로 보아 대법원으로 설혹 이 사건이 간다 해도, 1,2심 판결이 뒤집어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미투 파문 확산에 걸려든 고은 시인은 크게 세 군데를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걸었으니, 자신을 직접 겨누어 성희롱을 했다고 주장한 최영미 시인과 그리고 이에 동조하는 듯한 사례를 추가한 박진성 시인, 그리고 이와 같은 공방 혹은 두 사람 주장을 보도한 언론이 그것이었다. 


이에 대해 법원은 최 시인과 언론은 승소 판결을 했고, 박 시인만은 허위 사실을 퍼뜨렸다면서 1천만원을 고은 씨한테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1심과 거의 달라진 대목은 없다. 


법원에 의하면 최영미 씨가 1994년 한 주점에서 고은 시인한테 성희롱과 같은 부적절한 일을 당했다는 주장은 믿을 만 하다. 하지만 박진성 시인이 그와 비슷한 사례로 고은 씨가 2008년 어떤 술자리에서도 동석한 20대 여성을 상대로 성추행을 했다고 주장한 것은 허위로 판시했다. 


이겼다 웃음 짓는 최영미. 이기기는 했지만 2심까지 오는 과정이 결코 순탄치는 아니했을 것이다.



보도에 의하면 "최영미 시인과 박진성 시인이 주장한 내용을 보도한 것은 공공 이해에 관한 사안이라 위법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해서 이를 보도한 언론사와 기자들에 대해서는 손해배상 책임이 없다고 봤다. 


2심까지 판결로 고은 시인이야 차치하고, 박진성 시인만 유독 곤란한 상황에 처한 셈이다. 


이 일은 해마다 유력한 노벨상 후보로 거론되던 고은 시인의 위상을 한 순간에 나락으로 빠뜨린 계기였다. 그가 미투 파문에 휘말리자, 매년 노벨문학상 발표 시즌이 되어도 거의 자택에는 그 어떤 기자도 어슬렁이지 않게 되었다. 


미투 파문에 휘말린 작가한테 노벨상을 준다는 건 어불성설임을 노벨재단도 알기 때문이다. 


암튼 이번 판결로 고은 씨는 다시는 노벨상 후보로 거론될 일은 없어졌다고 봐얄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