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업계 투신하고서 늘 의문이었으며 지금도 의문이다.
물론 반기를 들 수도 있으니 그래 발굴사업 잘 나갈 땐 참 잘 놀았으니 펑펑 쓰고 날마다 주지육림 빠져노는 사람도 없지 않았으며
또 이런저런 전시사업이니 해서 연간매출 몇백억짜리 업체가 없는 것도 아니었고
또 근자엔 실감콘텐츠니 해서 전국을 도리질 친 업체도 내가 안다만
이건 뭐 동네 양아치 수준이라 그렇다고 떼돈 굴린 것도 아니요 제살 깎아먹는 수준이라 그래 저 발굴사업 잘 나갈 때도 원장이니 이사장이니 하는 놈들만 고급차, 것도 모조리 연구원 리스 형태로 몰고 댕기며 트렁크엔 골프채 싣고 다니는 양아치 수준을 면치 못했으니 그 호의호식이란 것도 원장 이사장이요 조사원들은 언제나 박봉에 시달렸으니 이런 착취구조가 존속한 사실만으로도 이 업계 원시성을 말해준다 하겠다.
왜 이 업계는 IT 업계 같은 고액 연봉 수두룩빽빽한 그럴 듯한 기업 하나 나오지 못하고 언제나 국민세금 개발업자 삥만 뜯어야 하는가 나는 언제나 의문이었고 지금도 이 의문을 도무지 풀 방도가 없다.
왜 같은 K컬처라 하는데 유독 헤러티지만은 애꿎은 돈을 꼬나박아야 하는가?
왜 이 업계는 히트작이 없는가 묻고 또 물었지만 그 뾰죽한 답을 얻지 못한다.
이제 나도 이 동네 양아치 그만하고 싶다.
더는 사회 향해, 국민 윽박하며 문화재 도와달라 살려달란 말 그만 하고 싶다.
지긋지긋하다.
도대체 뭐가 문제일까?
누가 알면 답 좀 갈쳐주기 바란다.
이 업계에서 누릴 것 다 누리고 쳐먹을 욕 다 얻어먹은 내가 오늘도 묻는다.
우린 왜 산업이 되지 못하는가?
***
이런 문제 제기에 현직 대학생인 리승수 군이 아래와 같은 글을 달았으니 참고할 만하다.
젊은층이 문화재에 호응 없는 건 엄숙주의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숭고한 우리 문화재 보호해야 된다고 하니 어찌저찌 중요하다니까 중요한가 보네 생각은 하지만 와닿진 않죠. 공부해야 된다고 생각하고. 글타고 문화재 공부하는 게 뽀다구나지도 않잖아요. 현대미술이 연예인 배우 아이돌 느낌이면 문화재는 정치인 교수 이런 느낌이죠. 그러니 콘서트 보듯이 미술관은 가지만 박물관은 지루한 노땅꼰대들 느낌이라 안 가고요. 문화재가지고 장난질 많이 쳐야 된다고 생각해요. 심리적 거리감을 좁혀야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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