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소장품도 다 그렇지만 국립중앙박물관을 장식하는 문화재는 근간이 다 약탈품이다.
개중에 아주 간혹 조선이 대일본제국 일원이었을 적에 그 힘으로 약탈한 이른바 중앙아시아 유물 컬렉션이 있기는 하지만, 그뿐만 아니라 국내에 국한해도 약탈품이라는 근간이 변할 수는 없다.
이른바 전세품傳世品이라는 것들이야 그 내력을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으니 이건 논외로 친다 해도, 출토품의 경우 근간이 약탈품이다.
지방이 능력이 안 된다는 이유로, 조건이 안 된다는 이유로 모조리 서울로 서울로 뽑아 올려 국가를 장식하는 기능으로 쓰이는 까닭이다.
우리는 곧 신라를 대한민국이라 치환하나 천만에. 어찌 대한민국이 신라이겠으며 신라가 어찌 대한민국이겠는가?
경주 지역 피약탈품 그 어디에서도 신라의 찬란함을 웅변하는 황금유물이라 해서 금관이 선전되지만, 그에서 그것이 경주 지역이기에 더욱 빛이 난다는 전제는 적어도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전시품의 경우 어디에서도 없다.
물론 그렇다 해서 이런 사정이 국립경주박물관으로 옮겨진다 해서 달라지는가 하면 그 역시 마찬가지라, 국립경주박물관 역시 국가박물관이기에 언제나 현재의 소속 국가, 곧 대한민국이 우선일 뿐이다.
원주 법천사 터에 있어야 할 지광국사현묘탑은 제자리로 돌아가는데 물경 100년이나 걸렸다. 것도 제자리도 아니고 그 인근 실내 박물관에 쳐박아두기로 문화재위원회와 문화재청이 결정했으니,
이러고도 이 놈들이 존재 가치가 있는지 모르겠다만, 암튼 국가 소유라는 사실만은 변하지 않지만, 적어도 그 장소성이라는 측면에서 그 본래하는 자리도 아니요 그 인근으로 옮겨가는 데만도 물경 100년이 걸렸다는 사실이 믿기는가?
이 지광국사탑은 식민지시대 조선박람회인가를 장식하고자 경복궁으로 출동했다.
국가 혹은 제국을 선전하는 자리로 그 위대한 국가 그 위대한 제국을 선전하는 도구로 장식되어 선전되고는 그 자리에 눌러앉아 있다가 제자리 근처로 돌아오는 데만도 100년이 걸렸다.
다시 이것이 진짜 제자리로 돌아가는데 또 다른 100년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지방은, 현지는 그것을 보관하고 전시할 여건이 안 된다는 이유로 국가가 약탈한 채 돌려줄 생각도 없고, 오로지 국가를 장식하는 장식물로 모든 문화재가 국가의 종속물이 되어 국가를 선전하는 일에 복무한다.
이 식민성과 피식민지성 논리구조가 이제는 해체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지방은 능력이 조건이 안 된다는 이유로 때려잡을 때가 아니다.
앙코는 중앙과 권력과 국가가 독점한 채, 빈껍데기 레플리카만 던져주고서는 문화재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니 지방은 때려잡아야 한다는 윽박만이 가득하다.
언제까지는 우리한테 박물관 절대 숫자가 부족하다 해서 다름 아닌 국가가 주동이 되어 언제까지는 지자체들더러 공립박물관 만들라 독려하더니,
그렇게 만들어 놓은 공립박물관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는다 해서 국가가 외려 이제는 그 공립박물관 증설 혹은 리모델링을 국가재산 타당성 조사라는 이름으로 윽박하며 지방을 탄압하는 시대다.
물론 지방이라 해서 어찌 책임이 없겠는가마는, 전후 사정은 따져봐야 한다.
박물관만 지으면 뭐하는가? 속은 빈껍데기요, 쓸 만한 유물 쓸 만한 문화재는 여전히 국가가 독점한 채 내어주지 아니하니, 그 빈껍데기는 무엇인가로 채워야 하니
그 자리를 대체한 것들은 레플리카요, 수집에 돈도 들어가지 아니하는 농기구가 민속품이라는 이름으로 가장되어 잡화점이 될 뿐이다.
우야둥둥 그렇게 등장한 공립박물관도 이제는 숫자가 만만치 아니해서 웬간한 데는 다 갖춘 시대로 돌입했다.
이 빈껍데기 공립박물관이 지역으로 내려가면 그 내부 사정이 더 처참하기 짝이 없어 또 웬간한 데는 만들어놔도 채울 것이 없고 보여줄 것이 없으니,
전문성이라고는 눈깔 씨라리만치도 없는 문화원이라는 데 다 던져주고 마는 악순환을 빚고 있으니 왜 이런 현상이 빚어지는가 근간하는 물음이 있어야 할 때다.
지역이 능력이 안되고 돈이 없어서가 아니다.
쓸 만한 유물 보여줄 만한 유물이 있어야 뭐라도 해 볼 게 아닌가?
왜 하남 철불은 적어도 하남역사박물관에 있지를 못하고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대한민국을 자랑하는 위대한 유산으로 선전되며,
왜 김천 갈항사탑은 그 탑은 서울 용산에, 그 내장품인 사리장엄구는 국립대구박물관으로 가고 막상 김천 현장에는 빈껍데기 그것이 있었다는 탑 터만 덩그러지 화강암 표식으로 남았단 말인가?
우리안의 식민성을 논의해야지, 이런 내실은 따지지도 아니한 채, 지방이 지역이 문화재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네 하는 헛소리는 집어쳐야 한다.
이제 국가박물관은 해체할 때다. 약탈 논리를 정당화하는 국가박물관은 해체되어 말로만 지방분권화가 아닌 실질의 지방분권화가 이뤄져야 한다.
이것도 시간이 지나면 좀 사정이 달라지겠지만 작금 문화재 분권화 핵심은 유물의 해당 지역 복귀다. 하남 철불은 하남으로 가야 하며 갈항사지 석탑과 그 사리장엄은 김천으로 돌아가야 한다.
국립중앙박물관과 산하 지방박물관은 전시실과 수장고는 텅텅 비어야 정상인 국가다.
내가 항용 주장하듯이 그렇다면 국가박물관이 빈껍데기가 되어야 하는가? 천만에. 왜 국가가 할 일이 없겠는가?
국가박물관은 유물의 독식에 기반한 박물관이 아니라 지방에서의 대여를 통한 기획전과 같은 방식으로 탈바꿈해야 하며, 수장고는 진짜로 지역 박물관의 수장고로 전환되어 지방에서는 진짜로 쉽지 아니한 문화유산들을 수장해 주는 그런 서비스 기관으로 거듭나야 한다.
이 과정에서 역시 핵심은 문화재청이다. 결국 문화재 관리 최종 관리권자는 문화재청이라, 언제까니 그 관리 시스템이 문체부(국가박물관)와 이원화해서 어렵다는 타령만 일삼을 것이 아니라
그 궁극하는 최고 책임은 자신들한테 있음을 하시라도 잊으면 안 되며, 따라서 오로지 문화재의 지방분권화 핵심은 제자리로 가기라는 대원칙은 단 한순간도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
이를 위해 그 정책을 받침하는 문화재위원회니 하는 구조 역시 혁파가 시급하거니와, 작금과 같은 교수 나부랭이들로 구조화한 문화재위원회가 아니라 이런 지역의 다양성을 반영할 수 있는 구조로 혁파되어야 한다.
그 문화재위원이라는 다수 구성원 교수나부랭이, 출신 성분으로 보면 절반이 박물관 혹은 문화재청 출신이라 이들이 어찌 객관성을 담보한 문화재 심의를 하겠는가?
이 문제만 나올 때마다 내가 말이 많아지나, 각설하고, 일언이폐지컨대
문화재도 분권화가 시급하며 그 문화재 분권화 핵심은 국가가 약탈 점유 전유全有한 문화유산의 지방분산화가 핵심이다.
#지방분권 #문화재지방분권 #문화재제자리찾기 #문화재지방이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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