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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

문화재청 조직 확대가 능사는 아니다

by 한량 taeshik.kim 2018. 11. 25.

나는 일전에 이 블로그에 '문화재청의 지방청 움직에 대하여'라는 글을 게재하고, 그를 통해 문화재청이 추진하는 조직 확대 차원의 지방청 설립 움직임을 시종 비판적으로 보면서, 그 대안으로써 지방청 설립보다는 지차제의 관련 조직 인력 확대를 주창한 바 있다. 다음은 그런 생각이 표출한 2013년 11월 25일자, 내 페이스북 내 포스팅이다. 페이스북 '과거의 오늘'에 이 글이 걸려 다시금 전재한다.  



아기 황조롱이. 2013. 6, 3 백옥련 선생 페이스북 포스팅. 길을 잃고 도로 한가운데서 로드킬 위험 있다해서 광주 광산구청에서 구조하고 천연기념물 동물병원으로 보냈다. 이 일 역시 지자체 학예연구사 업무 중 하나다.




문화재청 조직 확대가 능사는 아니다


지방청 설립을 통한 국가지정 문화재의 국가에 의한 직접 관리를 주창하는 목소리가 문화재청 주변에서 나오기는 비단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얼마 전에 경질된 청장(변영섭을 말한다-인용자 주)과 그 주변 외부 인사 몇몇도 아예 맞대놓고 이를 주창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것이 능사인가? 그리고 그것이 모든 문제 해결의 만능열쇄인가? 이르노니 시대 흐름에도 역행하고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 그렇다면 어찌해야 하는가?


나는 지방화 시대에 발맞추고 중앙 권력의 지방 이양이라는 시대 흐름에 맞추어 해당 지자체의 문화재 관리 인력 조직 강화를 제안한다. 다시 말해 조직을 확대하고 예산을 확충해야 하는 곳이 중앙정부 기관인 문화채청이 아니라 해당 지자체다. 광역자치단체와 기초자치단체에 이 역할의 상당함이 넘어가야 하며 주어져야 한다. 이것도 세부로 들어가면 복잡다단하기 짝이 없지만, 유홍준 시대에 추진하기 시작한 지차체의 학예직 인력 갖추기는 법적 구속력을 가져야 한다. 실제 이런 흐름에서 꽤 많은 지차체가 기초자치단체에 이르기까지 전문 학예직을 고용하기 이르렀다. 


하지만 그 내실을 보면 처참하기 짝이 없어 

1. 조직이 부재한 데가 대부분이고 

2. 인력의 부실이 대부분이다. 


경주시 같은 특수 지역에서는 문화재과가 있는 걸로 알지만(이것도 정확치 않다) 적어도 고도古都로 분류할 수 있거나, 그에 버금가는 기초자치단체는 적어도 문화재계 이상을 갖추어야 하며, 어쩌면 문화재과가 법적으로 있어야 한다. 그리고 학예직 인력 상당수는 파리 목숨이라 이들은 정규직이 아닌 까닭에 툭하면 짤려버리는가 하면, 계약을 연장한다 해도 몇년 단위로 재계약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소신있는 행정은 할 수가 없다. 그나마 정규직으로 있다고 해도 그 숫자는 한두명에 지나지 않아 그들의 소신을 펼 구조가 전연 없으며, 이런 그들이 살아남는 길은 그만 두거나, 아니면 해당 지차체의 요구에 순응하는 길밖에 없다. 


이 이야기는 하도 길고, 매개 변수가 많아 일단 이 정도로 가늠하기로 한다.


이에 대해 당시 이 글에 댓글 형태로 여러 의견이 피력되었거니와, 개중 의미 있는 것으로써 다음과 같은 것이 있었음을 밝혀둔다. 


김란기(건축학자) : 맞습니다. 지자체에 전문공무원을 법률적으로 두도록 하고 또 시민들이 많은 부분(현장 관리, 관찰, 감시 등)을 담당하도록 하는 방안이 좋을 것입니다.


강경환(문화재청 국장) : 미국의 문화재보호법(national historic preservation act of 1966)에는 주정부문화재담당관(SHPO), 부족문화재담당관(THPO/인디언 등), 심지어 일부 연방정부기관에도 문화재담당관(FPO)을 두도록 하고있습니다 우리도 중앙정부의 정책기능 강화와 함께 지방정부의 현장관리가 균형있게 조화되는 문화재관리체계의 재설계가 필요합니다 턱없이 부족한 지방의 문화재 전문인력의 보강이 시급합니다. 이상과 현실은 다르겠지요. 일단 공무원이 되면 관료화되어 버려 비효율이 상례화될 수 있는 폐단이 생기겠지요. 그렇지만 지금처럼 지방의 학예직이나 기술직이 과장이 되기도 어려운 구조적인 문제는 개선해서 제도적으로 전문가들이 문화재 정책을 결정하는 시스템으로 가야하지 않을까요?


김현식(고고학도) : 지방으로 갈수록 문화재부서 학예사들의 여건은 심각합니다. 정말 상상도 못할 비상식적인 일이 많아요. 관건은 지방정부의 인사권에서 얼마나 독립이 되느냐인데, 지방청 이야기가 나온것도 결국은 그 문제 아닌가요? 지금의 체제에서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계약직에다가 인사권까지 시장이 쥐락펴락하는데......


김재홍(건축학도/문화재활용사업) : 제가 이곳에 한가지만 올리고 싶습니다.... 지방 학예사제도에도 수정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장조사한 결과 문화재청은 학예사 제도에 건축사 전공도 별도로 뽑고 있지만 지방은 아직도 문화재분야에서 한국건축역사 파트를 제외시키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방학예사들의 대부분의 업무가 민원과 행정 그리고 현장관리인데, 이 중 대부분이 건조물문화재 현장감독을 하는경우가 많습니다.. 학예직 파트에 건축역사를 전공한 사람도 함께 포함하여 공고해서 경쟁으로 시험볼수있도록 해서 서지학, 고고학, 사학, 미술사학, 국문학, 민속학, 박물관학 , 건축역사학 등등 다양한 파트의 문화재 인력이 구성되고, 서로 전문성을 교류하며 발전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구본용(거창군 학예사) : 공감...........일정 규모 이상은 의무적으로 매장문화재 사전 협의를 마지못해 하지만 그외는 그냥 공사 시행합니다. 공사현장마다 확인할 수도 없고...................


이채경(당시 경주시 학예연구관, 현 동 문화재과장) : 지지체의 인력은 인구수에 비례하여 전체 공무원의 정원이 정해집니다. 여기에 문화재분야 공무원 한두명은 추가(그것도 마지 못하여)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체계적인 관리인력을 구축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문화재청 지방청설립을 요구하는 것입니다. 지자체의 학예직은 안팎으로 싸워야 하는, 사면팔방이 적군으로 둘러싸인 사면초가의 처지입니다. 끊임없이 싸우면서 공공의 적이 되거나 아니면 학예직이기를 포기하거나 둘 중의 하나가 될 수 밖에 없는 현실입니다. 어떨 때 곰곰히 생각해보면 이건 도대체 기능직보다도 못하다는 자괴감이 들 때가 한두번이 아닐 때가 많습니다.


이화종(퍼블릭 아키올로지 전공 고고학도) : 한국에 이런 이야기가 나오고 있었군요... 전부터 생각 해봤던 이야기였는데..지자체 문화재 담당부서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한 것은 오랜 일이고, 이걸 문화재청 지방청을 만들어 관리하겠다는 건 좀 전 근대적이네요... '국보, 사적 국가지정문화재 = 문화재청 관리'라는 등식은 한국적인 관리형태가 아닌가 함니다. 흔이 영국의 문화재청이라 많이 인식되는 English Heritage는 실제로 문화재를 관리하는 권한이 전혀 없습니다...관리와 관련된 조언을 문화체육 관광부에 하고, 실제적인 관리와 그 책임은 문화재를 소유한 지자체가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도 참고 할 만 하지 않을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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