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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와 함께한 나날들

문화재 기자들은 누구랑 무엇으로 싸우는가?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3. 10.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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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생각보다 기자가 외부랑 부닥치는 일은 별것 아니다.

이건 비단 기자사회에만 국한하지는 않지만 그 투쟁 절대다수가 내부와의 그것이라는 사실이다.

문화재 기자의 그것은 독특한 대목이 있다. 앞서 말한 문화재기자 원년 멤버들의 경우 전문성이 다 있다.

조선 신형준 동아 이광표 문화 최영창은 아예 대학 전공이 사학이라 개중 형준 형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광표 영창은 당시 대학원 재학 중이거나 박사수료 상태였고 여타 기자들도 사정이 비슷했다.

무엇보다 이들은 저런 전문성에다 현장을 가미했다.

이런 기자들을 부장이랍시며 차장이랍시며 국장이랍시며 아는 체 하며 이거 쓰라 저거 쓰라 하면 짜증이 안 나겠는가?

저긴 저런 기사 났는데 넌 머하냐? 말이 안 되는 기삽니다. 그럼 저쪽은 바보냐? 얘기 안 되는 건 안 되는 겁니다.

이런 식으로 투닥거리고 그것이 쌓이다 보면 결국 폭발한다.

그 피해자는 언제나 문화재 기자라, 솔까 평기자가 무슨 힘이 있나?

결국 그렇게 해서 원년 멤버들은 다 쫓겨나다시피 해서 나갔다.

저 다툼에서 유명한 일화가 최영창.

고려대 역사교육과 박사 과정 수료가 페름기인 이 형은 문화일보 별명이 일고.

이 형 과묵하기로 대한민국 넘버원이요 인간성 좋기로는 수퍼울트라갑이다.

어느 신문에 무슨 기사가 났다. 어찌된 거냐 데스크가 물을 때마다 하는 말이

일고一考의 가치도 없다.

주로 역사학 관련 논문에서 쓰는 말인데 이런 식으로 대꾸하니 데스크가 기분 좋겠는가?

결국 압제를 견디다 못해 뛰쳐나왔다.

나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사사건건 대드는 이런 기자들을 누가 좋아하겠는가?

결국 전문성 있는 문화재기자가 버티지 못하는 까닭은 내부에 있다.

더 구체로는 데스크의 무식에서 말미암는다.

한 번은 하도 저런 식으로 몰아부쳐서 그건 당신이 무식해서 그렇다 직설로 몰아부친 적 있다.

얼마 뒤 인사철이 오니 그 부장이 날 불러서는 다른 부서로 가 줬음 한다고 했다.

내가 말했다.

당신이 나가라.

문화부장은 딱 두 부류인데 이쪽에서 일했다는 친구랑 정치사회부장 다투다 밀린 낙하산.

그렇다고 전자가 꼭 좋은 것도 아니며 후자가 꼭 나쁜 것도 아니다.

문화부장 김태식은 무엇으로 기억될지 모르겠다.

밀양 가지산 도래재에서 커피 한잔 하며 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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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직에서 비롯한 문화부장이라는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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