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도 끝도 없고 도대체가 맥락을 종잡기도 힘들며, 그래서 쓴 놈도 도대체 어떤 맥락인지도 모르는 저 도식적 평면적 이라는 말이 쓰이는 양태를 문화재청 홈페이지에서 검출해 봤더니
도식적 이라는 말의 경우 물경 1천328건이 걸리고
저와 일란성 쌍둥이인 평면적은 781건이 검출된다.
이쯤이면 문화재청은 도식청 평면청이다.
그것이 쓰인 맥락을 두어개 짚어본다.
- 불신(佛身)은 평면적으로 조각되었는데, 얼굴에 비하여 어깨폭이 좁고 각지게 표현되어 강직한 느낌을 준다.
- 조각 표현은 평면적으로 굳어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으며, 옷주름도 형식화가 되어가고 있는 통일신라 후기의 불상으로 보인다.
- 양 어깨에 걸쳐져 있는 옷의 주름은 도식적이고, 손모양은 두 손을 무릎 위에 나란히 모아 보주(寶珠)를 들고 있는 모습이다.
- 양감이 줄어든 신체 표현, 도식적인 옷주름선, 8각 연꽃무늬 대좌의 형식 등으로 보아 통일신라 후기 9세기경에 만들어진 작품으로 추정된다.
왜 저런 표현이 문제인가?
첫째 의미를 종잡을 수 없다. 평면적이란 말 자체로만 보면 입체적 상대하는 말인데 대체 어찌해야 평면적이 되며
도식적은 글자 자체로만 보면 아무런 창조성 없이 남이 하니 나도 따라 한다는 정도의 의미인데 그게 어쨌다는 것이며 도대체 옷주름이 도식적이지 않기 위해서는 어찌해야 하는지 도대체 의문을 풀 수 없다.
둘째 저 말을 쓴 사람들이 저 두 말의 의미를 모른다.
알면서 저 따위로 쓴단 말인가?
셋째 순전히 기술하는 놈 마음이라 지 꼴리는대로 도식 평면을 운위한데 지나지 않는다.
때려죽어도 나는 평면적이라는 표현은 용납할 수 없고 대신 도식적의 경우 그 맥락을 분석하면 의미는 가장 단순해서
그 시대 양식을 충실히 따르는
딱 그 의미다.
그럼 미술이 뭐가 중뿔나서 그 시대 양식을 따르지 않는다는 말인가?
하나마나한 말이다.
하지만 저 말들이 내포한 가장 심각한 문제는 저런 용어를 사용함으로써 해당 문화재의 가치를 문화재청 스스로 손상한다는 사실이다.
도식적이고 평면적인데 미쳤다고 문화재로 지정한단 말인가?
저 따위 말도 안 되는 용어로 점철한 설명을 문화재정보라고 제공하는 문화재청이 한심하기 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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