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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보 이야기

뭐가 구질구질하게 잔뜩 채운 족보는?

by 신동훈 識 2026. 5.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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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성이씨 초기 족보. 나름 소략한 편이다.

 

초기 족보들은 보면 정보가 소략하고 매우 간단하다. 

예를 들어 문화유씨 가정보, 안동권씨 성화보나

대다수 17세기 초기 족보들을 보면 

등장인물들 설명이 극히 소략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후기 족보라면 당연히 들어갈 생년 졸년은 물론, 배위도 생략된 경우가 있고, 

더우기 벼슬 이름도 제대로 안 적은 경우도 많다. 

그런데 이렇게 소략한 족보가 묘한 포스를 풍기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족보 중에 문과도 문, 무과도 무, 이런식으로 줄여 쓰고 

왠만한 벼슬 같은 건 다 건너뛰거나 생략해버리는 족보들이 있는데

이런 족보들은 수록된 이들이 대부분 격이 높은 사족들로

실린 이들이 다들 잘나다 보니 급제자 한 명만 나와도 인근 친척들까지 영향을 받는 문과 급제자도 

그냥 덜렁 "문" 짜 하나 써주고 끝이다. 

물론 진사는 "진:", 생원은 "생"짜 하나씩 던져주고 끝. 

그런데 족보들을 보면, 온갖 잡다한 정보를 다 넣어 놓은 경우도 있다. 

특히 족보 중에는 아예 행장에나 들어갈 만한 인물평까지 본문에 달아 놓은 경우가 있는데, 

이런 인물평은 필자가 아는 한 죄다 뻥이고 후대 가탁이다. 

필자의 경험상 족보에는 쓸데 없는 정보가 이상하게 많이 들어간 족보는 

뭔가 구린 족보인 경우가 많았다. 

모 집안 족보는 등장인물 하나하나 자세하게 기록하고 그 사람이 훌륭한 사족이라는 것을 장황하게 적어 놓았는데, 

왠걸, 문과에 급제했다는 이가 방목에도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 그 집안 족보에는 문과 급제자가 꽤 많았는데, 그 중에서 딱 둘인가 빼고는 전부 방목에 나오지 않았다. 

족보는 쓸데 없는 말이 많을수록 사짜가 끼었다고 보면 틀림없다. 

 

***

 

내세울 게 없을수록 말이 많은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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