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우리는 식민지 조선의 전근대적 지주-소작제가 미군정-이승만 정권 당시의 토지개혁으로 비로소 종식되었다고 본다.
이 사실 자체는 부정할 생각이 없다.
남한의 경우 이 토지개혁으로 사실상 그 후의 발전과 도약의 기틀이 마련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이 있다.
남한에서 토지개혁이 진행되고 있던 당시,
미군정이 일본에서 똑같은 토지개혁을 진행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아는가?
미군정은 일본 전국의 지주들로부터 토지를 유상 매입하여
이를 일본 내 소작인들에게 유상으로 분배하여
오랫동안 자행된 일본의 소작농 관행에 사실상의 종지부를 찍었다.
일본은 20세기 전반 제국주의를 경과하는 동안에도
조선과 다름없이 전근대적인 토지 소유구조-지주와 소작인 관계가 전국적으로 유지하고 있었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일본의 제국주의화는 어떻게 설명해야 할 것인가?
토지의 분배 없이 일본의 근대화는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었던 것인가?
이 당연한 이야기는 지금까지 한국 근현대사가들이 의도적이건 아니건 간에 명확히 설명하지 않고 넘어갔으며
그 결과가 바로 조선시대 실학자들의 농지개혁안에 대한 무조건적 찬상이라는 결과로 나타났다.
실학자들의 토지분배론?
근대화하고 그것은 아무 상관도 없다.
물론 일정 시점이 되면 소작관행을 종식시키기 위한 토지개혁이 자본주의의 전면적 발전에 크게 기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중세에서 근세로의 이행과정에서 토지의 분배란
전혀 그 전제조건이 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반응형
'신동훈의 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돼지 사육은 중국 역사의 자랑 (30) | 2024.05.07 |
---|---|
과전법은 이것이 왜 부활했는가를 고민해야 한다 (31) | 2024.05.07 |
땅만 나눠주면 근대화인가 (37) | 2024.05.06 |
세계사에서 번지수도 찾기 어려운 실학의 개혁론 (39) | 2024.05.06 |
공익이라며 개인 이익을 예사로 넘보는 사회 (40) | 2024.05.05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