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7일자 조선일보에 다음과 같은 기사가 올라왔다.
내용은, 인구감소지역을 위해 지역균형발전 차원의 여러가지 혜택을 주는 특별법 시행령이 입법예고 되었다는 것이다.
이 입법예고 안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박물관 또는 미술관을 기본계획에 따라 설립·운영하려는 경우, 다른 하나의 박물관 또는 미술관과 공동으로 학예사를 둘 수 있음”
그리고 기사에는 친절하게도 “공동학예사제도를 통해 학예사 채용 부담이 줄어든다”고 설명한다.
무엇이 문제인지 이걸 꼭 말로 설명해야 하나?
첫째, 박물관과 미술관은 엄연히 다른 기관이다. 일반화할 수 없겠지만 대체로 박물관은 과거의 유물을 다루며 미술관은 현대작품을 다룬다. 즉, 소장하는 유물이 다르며, 전시 내용과 공간 구성 등 정체성이 다르다.
이런 다른 기관에 학예사가 한 명씩만 있어도 부족할 판에 묶어서 공동으로 학예사를 둘 수 있게 해주고, 채용 부담이 덜어진다고 하니, 행정편의를 위한 발상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둘째,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에 의하면, 박물관과 미술관을 등록하기 위해서는 최소 학예사 1명을 두어야 하며, 공립박물관 평가 및 설립시 받아야 하는 사전평가에서도 학예인력 유무는 중요한 지표인데, 학예사를 공동으로 둔다고 하니 현재 박미법과 평가기준에 상충된다.
실제 다른 특별법에 의해 공동학예사제도를 시행하는 지자체의 입장을 들어보니 다섯 개 박물관에 학예사 한 명을 두고 있다. 학예업무를 위한 학예사가 아니라 등록을 위한 도구로서 학예사 제도를 악용하고 있다.
셋째, 각 박물관 미술관마다 학예사를 한 명씩 채용하지도 못할 재정능력이라면, 그 기관의 운영능력과 수준은 더 말할 필요가 있을까?
현재 이 시행령이 입법예고 중이므로 뜻있는 분들의 반대 의견표명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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