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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

박사학위가 없는 진중권, 그런 학위가 없다 비아냥한 공지영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19. 1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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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특채 자체가 적폐일지 모른다는 생각에 사직"

송고시간 | 2019-12-22 09:19

페북에 "9월초 학교에 남을 수 없겠다는 예감 들어"



동양대 교수직을 사퇴한 진중권


나는 진중권에 대해 호오가 없다. 더불어 개인 연이 있지도 아니하다. 다만 그가 동양대 교수직을 사퇴하면서 나름대로 그래야 한 이유로 든 세 가지 중에 "첫째는 내가 학위도 없이 교수로 특채된 것 자체가 보기에 따라서는 적폐의 일부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들었거니와, 이 대목이 못내 씁쓸해서 그에 대해 한두 마디 긁적거려 볼까 한다. 


정치 성향으로는 이른바 진보로 분류한다는 그는 이번 조국 사태에서 '의외로' 반 조국 진영에 서서 조국을 맹렬히 비판했거니와, 그러는 와중에 그는 이런 행보 때문에 이른바 친문 혹은 친조 진영에서는 적지 않은 공격에 시달린 것으로 알거니와, 그 일례로 조국 수호자를 자처한 소설가 공지영의 공격을 잊을 수 없거니와 


공지영이 진중권을 향해 이르기를 "좋은 머리도 아닌지 그렇게 오래 머물며 박사도 못 땄다"는 말이 있었거니와, 이 대목을 접하고는 나로서는 공지영이 미친 것이 아닌가 했다. 자기 생각과 다르다 해서, 그런 점에서 그런 다름을 왜 인정할 수 없는지, 그것을 논리를 들어 공격하거나 비판하는 일은 얼마든 허용되어야 한다는 데는 나는 이론이 있을 수가 없거니와, 그렇다고 해서 진중권을 비난하는 근거 중 하나가 박사학위가 없음을 들었다는 점에서 나는 공지영이 제정신이 아니라고 본다. 


같은 논리대로라면 소설가가 제대접 받거나, 제대로 된 소설을 쓰려면 소설로 문학박사학위가 있어야 한다는 뜻인가? 공지영 자신도 박사학위와는 전연 거리가 먼 것으로 알거니와, 설혹 그가 문학박사학위니 뭐니 그런 게 있다 해서, 나는 오늘날 공지영을 만든 것은 학위랑은 전연 관계가 없다고 본다. 


진중권이 박사학위 없다 비아냥댄 소설가 공지영



아무튼 저 같은 발언으로 보건대 학위가 없다는 사실이 진중권 자신으로서도 못내 신경은 쓰이긴 한 모양이라, 나는 언제부터 이놈의 나라가 학위 절대주의로 흘러갔는지, 그 내력을 보면 조선시대 과거급제자니 혹은 진사니 하는 그런 전통에서 구할 수도 있겠거니와, 교수랑 박사학위가 도대체 무슨 관계가 있다는 말인가?


왜 교수의 절대요건 혹은 필요조건에 박사학위가 들어가야 하는가? 나는 그 부당성을 지적하고자 한다. 학위? 박사? 내가 아는 훌륭한 성과를 내는 연구자는 그가 박사학위 소유자여서가 아니다. 학위랑은 전연 관계가 없어 학위가 없다 해서 그 연구성과가 훌륭하지 아니한 것도 아니고, 반대로 학위가 있다 해서 그가 내놓은 연구가 훌륭함을 보장하는 것도 아니다. 


비근한 일례로 나는 성직자를 몇번 들었거니와, 주변에 보면 드물기는 하나 훌륭한 성직자가 가끔씩 있어, 나는 그가 성직자이기에 훌륭한 성직자가 아니라, 그가 애초에 훌륭한 사람인데 그런 그가 우연히 승려이고 목사이고 신부일 뿐이라는 말을 했다. 


혹자는 현실성을 들거니와, 그래도 4년제 대학교수를 하려면 박사학위는 있어야 한다는 유무언의 동의가 작동하거니와, 그런 동의가 무언으로 작동하는 것과 그런 학위를 법적 제도로 강제하는 것은 전연 별개 문제로 본다. 


서울대 교수가 되려면 꼭 박사학위가 있어야 하는가? 그런 규정이 있다면, 그런 정신상태로 무슨 세계대학을 지향한다는 말인가? 


학력을 필두로 하는 차별을 대한민국헌법은 금지하고, 실제 역대 어느 정부도 언제나 차별 철폐를 내세우면서, 그것을 가로막는 유무형의 제도를 혁파하는데 주력하지 않는 데가 없지만, 현실은 전연 달라 그 한 켠에서는 학력이나 학위로 각종 차별을 가하는 제도가 거미줄처럼 얽혀있다. 


얼마전 소개한 적이 있지만, 우리 공장만 해도 언제까지는 대졸 혹은 대졸예정자라는 기자 지원자격 제한요건을 달았다가, 현재는 그 학력제한을 철폐했다. 물론 그렇다 해서 막상 이래저래 기자를 뽑아놓고 보면 절대다수가 대졸 혹은 대졸예정자라, 다만, 규정에 저런 제한이 있느냐 없느냐는 기회균등과 밀접해서, 기자가 되고자 하는 꿈을 원천에서 말살하느냐 하지 않느냐 하는 문제로 귀결한다. 


저런 자격 제한이 얼마나 유효성이 있겠느냐 하겠지만, 이게 실제로 우리 공장인가 이웃집인가 일어난 현상으로 아는데, 대학 재학 중에 기자 시험에 합격한 이가 있었으니, 종래 같으면 이런 친구는 지원자격도 없었지만, 시대가 달라져서 이런 친구도 엄연히 입사하는 그런 시대다. 자격 제한을 없애니, 심지어 고교 재학생도 기자가 될 길이 열렸다. 


그런 그가 대학 나머지 과정을 포기하느냐 아니냐는 선택의 기로에 서기도 하겠지만, 회사가 취할 방법은 지극히 상식 수준이라, 그가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기다려주는 방식이 있다. 


가뜩이나 저 학위 문제로 근자 어떤 무형문화재 이수자인지 전수자인지 하는 분이 한예종 강사로 있다가, 강사법이 시행되고, 그 일환으로 강사는 전문대졸 이상인가 하는 학력제한에 걸려 강사직을 그만두게 되자 그에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다. 


왜 이 모양인가?


왜 해당 분야 전문가가 되는데 학위가 필요한가? 교수가 되는데 왜 꼭 박사학위가 있어야 하는가? 


이 웃기는 작태를 이런 학위를 소지한 자들이 철옹성처럼 그네들 기득권을 지키려 하기 때문에 빚어지는 비극이다. 덧붙여 그런 놈들을 전문가네 하는 이름으로 어느날 느닷없이 장관이니 차관이니 수석이니 하는 자리에다 발탁하면서 빚어지는 꼴이다. 


학력이 대표하는 자격 제한이라는 이 말도 안되는 반국민국가적 작태는 시급히 청산되어야 한다. 


진중권 "총장이 부도덕하다고 표창장이 진짜로 둔갑하지 않아"(종합)

송고시간 | 2019-12-22 20:59

페북에 "9월 초 학교에 남을 수 없겠다는 예감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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