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식] 연말인데 바뿌제? 우째 지내노?
[XXX] 설계변경하느라 정신없어요 ㅎㅎㅎ. 잘 지내셨죠?
어느 발굴현장. 본문과 직접 관련 없음
[김태식] 설계변경?
[XXX] 녜. 세 건이나 같이 하려니 더 사납네요. 연말이니깐요. 그래서 한곳 감액하고 다른 한곳 증액
[김태식] 뭘 또 변경해?
[XXX] 저번 긴급발굴 두 건. 한 군데가 유구가 거의 훼손되서 안나왔거든요. 문화재청 담당자가 어렵게 돈줬는데...남기지 말고 변경해서 쓰라고 ㅋㅋ XX산성도 복토비 설계변경 ㅋ
[김태식] 바쁘구만
[XXX] 네 ㅠㅠ 그래서 지금 머리가 펭글펭글 돕니다 ㅠㅠ 세건 내역서를 한번에 보고 있어서 ㅋㅋ
[김태식] 그러겠네. 그런 걸 교수들이 봐야해
[XXX] ㅋㅋㅋ 그러니까요 ㅋㅋ
어느 발굴현장. 본문과 직접 관련 없음
[김태식] 암것도 모르는 잡것들
[XXX] 여기 더 파봐라 조사 더해라 한마디에, 우리는 설계변경하느라 죽을 맛이에용
[김태식] ㅇㅇ
[XXX] 계약 한번 하려면 받아야 하는 결재가 몇 번인 줄도 모르면서 왜 빨리 안되냐고, 무능하게 취급하고. 암튼 이번주는 연말 앞두고 초 비상입니다 ㅋㅋ
[김태식] 그랴
***
이 건이 전국 일선 문화재현장에서 일어나는 이른바 자문회의와 직접 연동하지는 않는다.
다만, 이런 현장마다 자문위원이니 뭐니 해서 불려가는 이른바 이 분야 직업적 전문가라는 사람들은 유념 또 유념해야 한다.
그네들은 정당한 요구라 생각해서 조사단을 비롯한 기관과 해당 지자체나 정부기관에 대해 이리하라 저리하라 무수한 요구를 싸지르게 되거니와, 그 무수한 싸지름 한 마디가 일선에서는 죽을 맛으로 돌아온다.
물론 그런 자문 혹은 권고 중에는 해당 기관이 놓친 결정적인 실수를 바로잡거나, 향후 조사 일정에서 진짜로 도움이 될 만한 것도 없지는 않으나, 그 대부분은 뜯어보면 개소리라, 자문위 권능을 벗어나는 일이 허다하다.
모든 사업은 예산과 시간의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걸 벗어나는 혹은 그런 소지가 다분한 자문은 폭력이다.
덧붙이건대, 저런 일이 하도 번다해서, 주로 현실감 전연 없는 교수집단에서 하도 빈발해서, 그런 교수들 중에서도 행정 혹은 공무원 경험 있는 이, 혹은 유사 기관 종사자들을 선호하기도 하나, 이런 경력자들이라 해서 별반 다를 것도 없어, 본분 혹은 뿌리를 망각하고서 무리한 요구를 해대는 인간 천지더라.
자문은 자문다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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