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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는 깨어있는 시간과 자는 시간이 대중이 없다.
규칙적인 삶은 백수의 조건을 정면으로 위배한다.
편한 대로 살 뿐이다.
이 자발백수는 대중이 없다.
어떤 때는 날밤 꼬박 새우기도 하고, 어떤 때는 초저녁에 늘어져 새벽에 깨기도 하며, 아예 잠으로 하루를 통째로 보내기도 한다.
간밤 나는 뻗었다.
새벽에 깨서 빈둥빈둥 이것저것 쪼물탕 대다 보니 날이 샜다. 페이스북 대문 사진을 바꾼 것도 이 무렵이다.
오전 9시를 넘은 지금 졸음이 물밀듯이 밀려온다.
이때 자야 한다. 한숨 늘어지게 뻗었다가 대략 열두시 어간에 깬다.
그래서 백수는 그 생활에 적응하면서 점심 약속이 무척이나 곤혹스럽다.
왜?
자고 있거나, 막 깬 시간이기 때문이다.
백수한테는 그래서 오전에는 전화는 하지 않는 법이다.
또 되도록이면 점약이 아니라 두세시 이후 커피 한 잔 하는 약속이 그런 대로 좋다.
한데 이 시간 제일로 곤혹스러운 일이 있으니, 꼭 잘 때쯤 되면 밥먹으라고 장모님이 깨운다는 거다.
한두 번 거부하면 아예 밥도 주지 않을 듯해서 눈을 비비며 반드시 아점은 먹는다.
저녁약속도 부담된다. 왜? 자야할 시간이기 때문이다.
곧 백수는 그냥 냅둬라.
[백수일기] 요일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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