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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문화 이모저모

비단벌레, 날아다니는 금은보화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3. 7.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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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도록 왜일까를 증폭한 비단벌레를 둘러싼 의문은 어느 정도 풀렸다.

미약眉藥이라, 그런 성분이 있다 해도 특히 광동을 중심으로 하는 중국 강남 지역에서는 여성들이 주로 남자들한테 환심을 사기 위한 일종의 마약 성분이 있다 해서 그 날개죽지를 덕지덕지 옷에 달라 다녔다는 증언을 통해 우리는 왜 비단벌레인가 하는 의문을 풀었다. 

이제 이를 발판으로 우리는 더 나아가야 한다. 

그렇다면 비단벌레는 무엇인가?

간단히 이르노니 날아다니는 금은보화다. 
 

비단벌레 날개죽지 덕지덕지 붙임 장니(말다래)

 
이 비단벌레는 그 날개죽지만 장식에 쓴다.

하긴 몸둥아리를 쓰겠는가 발가락을 쓰겠는가 대가리를 쓰겠는가?

오직 오색영롱 찬란한 빛을 발하는 날개죽지를 쓸 뿐이다.

이 날개죽지는 곤충 특유하는 날개가 거개 그렇거니와, 장식품으로 쓰기에는 아주 호조건을 갖추었으니 무엇보다 대단히 단단하다. 

손톱으로 눌러도 쉬 바스러지지 아니하는 강건함을 갖추었다. 

그런 점에서 비단벌레는, 아니 더욱 정확히는 그 양날개는 날아다니는 딱 그 금은 광석이다. 

비단벌레라고 결손이 왜 없을까만, 그리하여 날개 하나를 잃은 장애충蟲이 왜 없겠냐만, 마리당 두 개 날개죽지가 나온다. 

이 비단벌레가 오래전에 한반도에는 멸실한 것으로 알려졌으니, 기억에 가물가물하나, 식민지시대 수원인가 어딘가에서 발견된 적이 있다가 이내 숨어버리고 말았으니,

그러다가 근자 호남 해안지방에서 존재를 보고하기 시작함으로 한반도에도 자생 가능함을 웅변으로 보여줬다. 
 

비단벌레 중에도 이런 종이 좋다.

 
이 비단벌레는 그 습성으로 보아, 굳이 이시진과 본초강목, 그리고 청대淸代 광동지방 인문지리서인 광동통지를 끌어다대지 않는다 해도 대단한 남방지향성을 갖는다.

그런 까닭에 북방에서는 쉬 존재조차 알 수 없고, 그런 까닭에 주로 남방에서만 그 활용성을 논급하는 기적에 가까운 논급이 저리 남았을 것이다. 

일본에서는 저 화려찬란성을 착목해 일찌감치 옥충玉蟲이라는 말로 알려졌으니, 그것을 장식한 옥충주자玉蟲廚子라 해서 그 날개죽지를 천지사방 덕지덕지 바른 국보가 현전하는 것 아니겠는가? 

옥충, 글자 그대로 구슬처럼 영롱한 곤충이란 뜻이다.

내가 처음으로(실상 현재까지는 마지막이기도 하지만) 대만 땅을 밟았을 적에 두 가지를 보고자 했으니, 그 하나가 비단벌레요 나머지 하나가 이모가이였다.

후자는 하도 오키나와를 팔아먹는 바람에 진짜로 이 놈들이 오키나와 해역에서만 잡히는가를 확인하고 싶었고(이 의문은 뜻밖에도 절강복건 광동에서 싱겁게 풀었다), 전자와 관련해서는 어느 정도 흔한지를 보고 싶었다. 
 

이것도 있어 보이기는 한다.

 
타이페이 어떤 가게를 들어가도 흔한 게 비단벌레였다.

지금 같으면 그런 짓을 하지 않았겠지만, 그것을 포함한 곤충채집 무슨 통인가 하는 것도 참말로 자랑스레 사온 적이 있다. 

역시 비단벌레는 남방지향 날개죽지임은 의심할 수 없다는 확인은 한 작은 기회였다. 

생각난 김에 적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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