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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우리 고향에서는 짜구라 했다고 기억하는데, 왜 이름이 이런지는 내가 알 수는 없다.
이 나무가 실상 쓰임은 그리 많지는 않았다고 기억하거니와, 무엇보다 자끈둥 부러지는 성질이 있어 그냥 땔감 정도로 썼다고 기억한다.
서울에서는 자귀나무라 한다는 이 친구는 보다시피 이 무렵 저 화려찬란한 꽃을 피우곤 하거니와, 우리 동네 산에서는 흔한 수종이었으니, 요새는 저 꽃이 아름답다 해서 관상용으로 쓰는 일이 많은 것이 아닌가 한다.
저 꽃술이 빚어내는 그림은 환상 자체라, 어제 새 좀 찍으러 나선 창덕궁에 몇 그루가 있어 만발 혹은 그것을 약간 지난 시점이었으니, 저 아래로는 저만치 되는 꽃술이 그득그득 날리는 중이었다.
천상 저 폼새 보면 가을운동회 치어리더들이 흔들던 그 꽃술만 같다.
저 짜구 꽃을 한 번 더 본다. 뭐 날굿한다 그러겠지만, 앞으로 몇 번을 더 볼지 몰라 쓰다듬으며 봐두고 또 봐둔다.
그건 그렇고 저걸 찾아 보니 영어권에서는 Albizia julibrissin이라 하는 모양인데, 천상 라틴어 학명에서 초래한 듯한 느낌이 나거니와 알비지아는 지명인가? 줄리브리신은 무엇인지 모르겠다.
더 친숙한 말로는 Persian silk tree 혹은 pink silk tree라 한다는데 비단나무라는 그 표현이 그 속성, 특히 그 꽃술 특징을 잘 드러낸 것이 아닌가 하며, 페르시아는 아마도 그쪽에서 집중 자생하는 까닭에 그리 부르지 않나 하지만 보다시피 이건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에도 흔하게 자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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