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지유신의 소위 유신삼걸이라는 인물 중에 사이고 다카모리라는 사람이 있다.
이 사람이 남긴 유묵 중에 경천애인이라 쓴 것이 유독 유명한데
이 자는 어렸을 때부터 유학에 단련된 사람으로
그 인품에 대해 높이 평가하는 여론이 일본에는 있다.
특히 그가 선동한 소위 서남전쟁은 전통적 사무라이 계층의 복고취향으로
이 경천애인이라는 유묵은 여기저기 사이고와 관련된 유적지라면 많이 새기고 복사하고 해서 전시해 놓았다.
경천애인이라는 문구는 사실 유학자라면 다 아는 이야기라 새로울 것이 없다.
유학의 axiom이라 할 것이다.
경천애인이라고 쓴 저 붓글씨도
필자는 이에 대한 조예가 없어 모르겠지만
저 글씨의 가치는 붓글씨의 예술적 각도에서 조망된 것만은 아닐 것이다.
사이고라는 사람의 인생이 있고 그 인생 아래에서 해석되어야만 의미가 있는 유묵이 아니겠는가.
다시 이야기를 세한도로 돌려보자.
세한도의 이야기.
새로울 것이 하나 없는 유교에서는
굴원 때부터 내려오는 이야기다.
버림받은 선비의 억울함.
이런 취향에 공자님이 양념 좀 뿌려주신 것이 세한연후 지송백지후조 어쩌고 하는 이야기가 되겠다.
예술적 가치.
모르겠다.
세한도에 그런 예술적 가치를 부여할수 있는지.
문인화로서의 걸작이라고 하지만 무려 1840년대 작품이다.
남들은 이때 예술계에서 뭘 하고 있었는지 한 번 볼 일이다.
세계미술사는 고사하고
동양미술사에서도 위치시킬 자리가 애매한 작품이라는게 필자 생각이다.
이걸 골똘히 본다고 그 예술적 가치가 올라가겠느야 이거다.
세한도라는 것을 김정희의 인생과 관련한 인생작품으로 보면 될 일을
유독 이 작품에 대해서는 대단한 예술작품이니 자세히 들여다 보라고 강요하는 이가 많다.
공감할 수도 없고, 애초에 포커스 자체를 잘 못 맞췄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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