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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훈의 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

삼국지 동이전의 "稻"와 도작중심의 사회

by 초야잠필 2024. 5.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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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동이전에는 벼를 뜻하는 稻가 딱 두 군데 나온다. 

어디인가 하면 바로 변진과 왜이다. 


변진: 土地肥美, 宜種五穀及稻, 曉蠶桑, 作 布, 乘駕牛馬.

왜: 種禾稻·紵麻, 蠶桑·緝績, 出細紵· .


흔히 삼국지 동이전에 나오는 "오곡"에 벼가 포함되는가 아닌가 하는 것으로 설왕설래하는 모습을 보는데, 

삼국지 동이전에서는 오곡과 벼를 구분해 썼다. 

위에 변진조 문구를 보면 알 것이다.

宜種五穀及稻

한반도 북부의 여러 나라에는 오곡은 있지만 벼=도는 기록에 없다. 


부여: 土地宜五穀

옥저:  其土地肥美, 背山向海, 宜五穀, 善田種.

읍루: 有五穀·牛·馬·麻布.

여기서 말하는 "오곡"이란 곧 우리의 잡곡을 말한다는 것을 알 것이다. 

물론 벼 재배가 변진과 왜에서만 있었다는 것은 아닐 것이다. 

특히 한반도 서북부 평양일대에는 벼 농사가 있었던 것이 확실하며

필자가 전술한 대로 이 벼농사의 기원을 필자는 요동반도 남단과 산동반도로 소급한다. 

따라서 한반도 서북부와 중부일대에도 벼농사는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하필 변진조에 "벼"를 특기한 이유를 필자는 

이 지역에 벼 농사가 전체 작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한반도 내 다른 지역에 비해 상당히 높았기 때문으로 본다. 

마찬가지로 일본 열도 왜의 경우에도 

벼를 특기할 만한 이유가 분명히 있었을 것으로 이 역시 벼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음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각설하면, 

한반도의 벼농사는 산동반도에서 요동반도로 바다를 건너 

그 후 남하하여 일본 열도까지 건너갔음은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벼농사가 밭농사의 잡곡과 비교하여 엇비슷한 수준까지 간 것은

아마도 "변진"으로 상징되는 한반도 남부 일대가 아닌가 하며, 

이렇게 형성된 "도작의존성 사회"가 일본열도로 건너간 것이 야요이시대의 개막으로 생각한다.

원래 혼합농경으로 시작한 한반도의 도작은 

한반도의 남부일대까지 남하한 후 도작의 비중이 높아지는 과정이 틀림없이 있었다고 보며

일본열도로 건너가기 전 한반도 남부지역의 좁은 땅 (변진으로 상징되는)에서 

일본열도의 도작 중심의 야요이문화의 프로토타입이 바로 거기서 만들어졌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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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전면적 도작 농경 사회가 아니다


삼국지 동이전에는 벼에 대한 기록이 딱 변진과 왜에만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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