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조선시대 여장남자(女裝男子)로 각종 스캔들을 일으킨 사방지(舍方知)와 관련한 조선시대 증언들을 소개했거니와, 그에 대해서는 이 블로그 아래 포스팅을 클릭하라.
서양에서 이와 흡사한 고대 그리스 신화 속 인물이 헤르마프로티투스(Hermaphroditus), 혹은 헤르마프로디테(Hermaphrodite)라, 이 친구는 엄밀히는 남자인데 여성 특징을 농후하게 지닌다. shemale은 내가 알기로 보통은 아랫도리는 남자, 윗도리는 여자인 양성 사람인데(내가 잘못 알 수도 있다), 헤르마프로티투스가 실은 딱 이에 해당한다.
그런 점에서 여장한 남자인 사방지와는 맥락이 많이 다르다.
이탈리아어에서는 h가 묵음이라, 저를 현대 이태리어로는 에르마프로디토(Ermafrodito)라 하거니와, 그 특징을 유감없이 증언하는 유물이 이탈리아 로마 중앙역인 테르미니(Termini) 인근에 소재하는 마시모궁로마국립박물관(Museo nazionale romano di palazzo Massimo di Roma)이 소장한다.
상설전시품인 이 유물에 대해 박물관이 제시하는 이태리어와 영어 안내판은 각각 다음과 같다.
Ermafrodito dormiente
Roma. Da una domus situata sotto il Teatro dell'Opera (1879)
Marmo microasiatico
Adagiato ed in parte avvolto in un drappo, l'Ermafrodito è colto mentre cambia posizione durante il sonno, rivelando cosi la sua duplice natura nella compresenza di caratteri sessuali maschili e femminili. La scultura è un'eccellente replica da un originale in bronzo di scuola microasiatica creato intorno aila metà del Il sec. a.C.
Meta ca, del II sec. d.С.
Sleeping Hermaphrodite
Lying down and partly wrapped in a cloth, the Hermaphrodite is captured changing position while asleep, thus revealing a dual nature with both male and female sexual characteristics. The sculpture is an excellent copy of a bronze original of the Asia Minor school dating to around the mid-2n cent. BC.
Ca. mid-2nd cent. AD
이태리어 도르미엔테(dormiente)는 영어 dormant 혹은 dormitory와 어원을 같이하는 말로, sleepy 혹은 sleeping라는 뜻이어니와, 이 수식어 그대로 이 유물은 잠든 헤르마프로디투스를 형상화한다.
이 설명을 요약하면, 이 조각은 옷을 일부분에 걸친 채 자빠자면서 자세를 바꾸는 순간을 묘사한 것으로, 남성성과 여성성이 동시에 드러난다는 것이다. 이 조각은 소아시아에서 제작한 청동상을 훌륭하게 복제한 것으로, 기원전 2세기 중반 작품이라고 한다. 재료는 대리석이다.
내가 저 박물관이 이 작품을 봤을 적에는, 어디선가 많이 본 작품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고, 그러면서도 그리 유명한 작품이라 해도 막상 처음 실물로 대하면 아리까리한 그런 상태였으니, 그러면서도 몸매 죽인다 했으니, 그러다가 그 반대편을 무심히 살피다가 엥? 이게 뭐야 하고 말았으니,
저 사타구니에서 보아선 아니 될 것을 보고 말았다. 저 끄터머리가 희미하게 보인다.
우람한 가슴은 분명 여성인데, 그 아랫도리에선 포경 상태인 고추와 그 아래쪽에 달린 불알 두 쪽이 완연했다.
흑백이라 완연한 느낌이 나지 않으니, 원색 사진을 제시한다.
그건 그렇고 저때 고추 표현을 보면 거의 예외없이 포경인데, 그러고 보면, 고대 그리스 로마에서는 포경수술이 없었거나 일반화하지 않은 듯하다.
저 조각에 대한 추가 자료를 검출해 보니, 저 조각은 길이 148센티미터라 하며, 1879년 로마 시내 테아트로 델로페라(Teatro dell'Opera) 개인 주택 아래서 발견됐다고 한다. 지금은 엎어놓았지만, 본래는 건물 회랑 비름박을 장식한 세움장식이었다고 한다.
자신이 입은 옷가지를 깔고는 엎어져 자는 모습인데, 머리는 오른손에 올려놓은 것과 반대 방향에서 고추가 노출됐다. 긴 머리는 쪽을 튼 모양이다. 이 조각에 영감을 준 작품은 잠자는 에로스가 아닌가 한다. 그리스 신화에서 헤르마프로디투스는 헤르메스Hermes와 아프로디테Aphrodite 사이에서 생겨난 아들이라 한다. 고대 로마 시인 푸블리오 오비디오 나소네(Publio Ovidio Nasone)는 그를 잘생긴 젊은이로 님프인 Salmace와의 초자연적 연관성 때문에 중성적인 존재로 묘사했다. ]
이 조각이 그리스 작품의 모작임은 분명하나, 그 원초로 간주되는 작품은 아직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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