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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훈의 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

서울역사박물관: 스미다가와 강 에도시대의 도시풍경

by 초야잠필 2022. 10.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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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사박물관에서 전시하는 스미다가와강: 에도시대의 도시풍경 전시를 다녀왔다.

동아시아 도시생활에 대한 관심이 내 연구의 한 축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주의깊게 본 전시회였다.

아래는 내 연구의 관점에서 바라본 이 전시회에 대한 몇가지 소회.

전시회 처음에 "초기에도의 모습을 그린 병풍"이 시야 가득 펼쳐져 있는데 압권이다. 17세기 전반이라니, 에도가 막부의 수도로 자리잡은 후 멀지 않은 시기의 작품이다.

낙중낙외도를 연상시키는 병풍인데 꼭 한번 보기를 권한다. 이 병풍에서 유심히 본 부분이 있는데-.



우선 에도시대 말이 가득하다. 아직 유심히 그림을 분석하지는 못 했는데 금명간 좀 더 나은 카메라로 한번 더 찾을 예정이다.

에도시대 각종 말 그림이 화면에 가득하여 상당한 자료가 된다는 생각이다.

그림에 묘사된 것이기는 하지만 말 상태가 아주 좋아보인다.

사실 이 시대에 이르면 가마쿠라-전국시대를 거쳐 기병의 양성도 일본사에서 완숙해진 단계라고 할 수 있어 새삼스러운 사실이 못된다.



꿩 사냥도 흥미진진했다. 조선시대에도 이런 꿩사냥이 아주 많았는데 한번 나가면 몇 백 마리 잡아 돌아오는 것도 예사였다.

일본도 꿩이 닭 소비를 압도하다가 메이지 유신 이후에야 닭이 제대로 사육되어 소비되기 시작하였다. 우리는 더 늦다.




위 그림 세부. 왼쪽 아래에 영주님이 보고계시고 평민들 (칼을 차고 있는 것을 보면 하급 무사인듯도)이 열심히 꿩을 날아 올리고 있다. 꿩을 어떻게 잡은 것인지는 모르겠다.

주변에 철포를 가진 사람도 없고 활을 당기는 사람도, 사냥용 매를 들고 있는 사람도 없어 잡은 구체적 방법은 알 수가 없다.

이 그림에서는 전반적으로 동물 크기가 실제보다 좀 크게 묘사된 경향이 있다.

꿩도 상당히 크게 그려져 있는데, 사슴, 돼지, 개 모두 그렇다.

무사들이 타고 있는 말만 실제 모습과 비슷한 크기였다고 생각한다.




에도성 해자. 전통적으로 동아시아 사회에서 해자=더러운 시궁창과 동의어였다.

에도의 해자는 어느정도로 깨끗이 관리되었는지 모르겠다.

여기도 말이 아주 많다.




에도시대 에도의 상징 니혼바시 부근. 여기도 강과 개천 주위에 축대가 조성되어 있다.

에도시대의 강과 개천변은 어떻게 관리되었을까?

청계천의 경우와 차이가 컸을까?

분명한 것은 청계천과 달리 강과 개천을 따라 에도 도시 중심부까지 물류 수송이 있었던 것은 분명하다는 점.




흥미로운 것은 이 병풍에는 조선사신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있었다. 아무리 봐도 조선사람들 같은데 설명이 없었다.

아마도 조선통신사의 모습을 그린것일지? 정사로 보이는 사람의 옷이 조금 이상하긴 한데 주위를 호위하는 무사들의 복장을 보면 조선사람이 맞는 것 아닌가 싶다. 아래 그림 참조.




조선사신이 맞지 않을까 한다만 (갓의 모습을 보라!!)...




에도성 바깥은 이렇게 사슴 사냥을 하는 장면이 있다. 성밖은 습지도 있고 개발 안 된 숲도 있었을 것이다.

이런 곳이야 말로 야생동물의 천국이기도 하다.

사슴은 한국 일본 모두 전통시대 최고의 단백질 공급원으로 발굴현장에서 가장 많이 출토되는 동물뼈이기도 하다.

사냥해서 잡은 사슴은 어떻게 했을까? 아마 먹었겠지.




에도성 바깥 농지. 아마도 밭인듯 한데, 에도성 주변에는 이와같은 채마밭이 거대하게 조성되어 도시민에서 신선한 채소를 공급했다.

성안에서 산출되는 인분은 거름으로 이 채마밭에 뿌려졌다.

그 결과는 동아시아에 높은 기생충 감염률로 나타났는데 그 점은 일본도 마찬가지였다.




화면 위쪽 행렬은 아마도 산킨코다이 (참근교대)하는 영주의 행렬 같다.

산킨코다이하는 행렬은 밭 사이에 난 좁은 길을 따라 아슬아슬하게 전진하고 있다.

아래에는 무술 연습 중인지? 말을 타고 호쾌하게 달리고 있다.




멧돼지 사냥. 에도시대에도 사냥한 고기는 파는 가게가 성안에 있었다. 주로 야생동물을 팔았다고 되어 있고 각종 짐승고기를 다 팔아서 심지어는 늑대고기도 있었다고 한다.




멧돼지를 쫒는 개 세 마리. 크기가 엄청나다.

일본에는 가마쿠라 시대에 투견이 굉장히 유행했다고 하는데 그 후손일지도 모르겠다.

이외에도 볼 만한 우키요에를 비롯 좋은 작품이 많다.

올해의 최고 전시회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아쉬운 것은 도록을 몇 부 찍은건지 모르겠는데 도록이 다 팔리고 없다는 것.

10월 23일까지 한다고 한다.

아직 못 보신 분들은 서두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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