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신라시대라고 하면 대략 한국사에서 먹고 살만 했던 시기로 생각을 한다.
실제로 경주박물관을 가서 그 시대의 유물을 보면 휘황찬란하다. 물론 이 시대의 문화는 한국만 그랬던 것은 아니고, 대략 일본을 가서 봐도 우리 통일신라시대에 대응하는 나라박물관의 유물은 찬란하다.
재미있는 것은, 우리 통일신라시대에 해당하는 바로 그시기.
일본에서는 소위 육국사가 편찬되고 있었다는 것이다. 일본의 소위 육국사가 무엇인가 하는 것에 대해서는 아래에 쓴다. 위키의 설명에 약간 필자의 소견을 보태었다.
일본서기(日本書紀) : 신대(神代)부터 지토 천황(持統天皇)까지 (? ~ 697년)을 다룸. 30권(다만 이 외에 계도(系図) 1권이 있었다고 전해지지만 실전(失傳)되었다). 720년 완성 (신라 성덕왕 19년). 도네리친왕(舎人親王) 편찬.
속일본기(続日本紀) 몬무 천황(文武天皇)으로부터 간무 천황(桓武天皇)까지(697년 ~ 791년)를 다룸. 40권. 797년 완성 (신라 원성왕 13년). 편찬자는 스가노 마미치(菅野真道)・후지와라 츠구타다(藤原継縄) 등.
일본후기(日本後紀) : 간무 천황(桓武天皇)부터 쥰나 천황(淳和天皇)까지(792년 ~ 833년)을 다룸. 40권.(다만 4분의 3이 유실되어 10권 분량만이 현존) 840년(承和 7년)(신라 문성왕 2년) 완성. 편찬자는 후지와라노 후유츠구(藤原冬嗣)・후지와라 오츠구(藤原緒嗣) 등.
속일본후기(続日本後紀) : 닌묘 천황(仁明天皇)의 시대(833년 ~ 850년)을 다룸. 20권. 869년(貞観 11년) (신라 경문왕 9년) 완성. 편찬자는 후지와라 요시후사(藤原良房)・하루스미 요시타다(春澄善縄) 등.
일본문덕천황실록(日本文徳天皇実録) : 몬토쿠 천황(文徳天皇)의 시대(850년 ~ 858년)을 다룸. 10권. 879년 완성 (신라 헌강왕 9년). 편찬자는 후지와라노 모토쓰네(藤原基経)・스가와라노 코레요시(菅原是善)・嶋田良臣 등.
일본삼대실록(日本三代実録) : 세이와 천황(清和天皇)으로부터 코코 천황(光孝天皇)까지 (858년 ~ 887년)을 다룸. 50권 901년 완성 (신라 효공왕 5년). 편찬자는 후지와라 토키히로(藤原時平)・오오쿠라 요시유키(大蔵善行)・스가와라 미치자네(菅原道真) 등.
특히 실록 기록의 경우 한국보다 더 빠르다. 실록은 중국에서는 남북조시대에 이미 등장했지만, 한국은 기록상으로는 최초의 실록은 고려 초기가 가장 빠르다.
흔히 삼국사기 기록의 부실을 김부식이 이 책을 완성한 후 사대주의의 완성을 위해 이전에 써 놓은 역사서를 모두 태웠다는 민간의 속설을 보는데.
문제는 그게 아니라 일본에서 육국사가 편찬될 통일신라 시대 당시, 한국에서는 어떤 전대의 역사서도 편찬되지 않고 있었던 것 같다는 것이다.
아니, 편찬했는데 망실된것일까? 그렇다면 김부식이나 일연의 삼국사기-삼국유사에 한조각 책 이름이라도 나와있어야 할 것 같은데 전혀 없는 것을 보면, 통일신라시대 내내 일본의 육국사에 대응하는 관찬 역사서는 한국에서 전혀 편찬되지 않고 있었다고 본다.
이 시기에 신라 조정은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었던 것일까?
고려시대의 어마무시한 대장경 목판, 조선시대의 관찰 기록물 거질을 볼때마다 도대체 왜 통일신라시대에는 이렇게 관찬 사서가 암흑기에 묻힌것일까. 의문스럽기도 하다.
삼국사기의 부실을 묻는자. 먼저 통일신라시대에 그 책임을 물어라.
'신동훈의 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울역사박물관: 스미다가와 강 에도시대의 도시풍경 (0) | 2022.10.19 |
---|---|
일본 정이대장군征夷大將軍의 유래 (1) | 2022.10.18 |
武家の棟梁, 郎党, 기마인물형 토기 (1) | 2022.10.13 |
일본 중세 무사단의 "랑당郎党" (1) | 2022.10.12 |
일본의 "里" (1) | 2022.10.1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