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한시, 계절의 노래(119)
능소화(凌霄花)
명 탕진(湯珍) / 김영문 選譯評
백 척이나 높은 덩굴
나무 끝에 매달려
주황 꽃 화려하게
푸른 연기 엮고 있네
석양도 더불어
색깔 자랑 하려는 듯
붉은 노을 찬란하게
먼 하늘 곱게 물들이네
百尺高藤樹杪懸, 朱英燁燁綴靑煙. 夕陽似與矜顔色, 爛著丹霞媚遠天.
색채감이 너무나 선명하다. 옛 시골 마을에는 저녁 무렵 푸르스름한 연기가 감돌았다. 저녁밥을 짓고 쇠죽을 끓이는 등 나무 땔감을 땠기 때문이다. 먼 하늘엔 곱디 고운 노을빛이 은은하게 물들고, 그 노을빛에 물든 것처럼 주황색 능소화가 소담한 꽃을 피웠다. 능소(凌霄)라는 말은 하늘을 타고 넘는다는 뜻이다. 이름처럼 능소화는 높다란 나무에 기대거나 담장을 기어 올라 꽃을 피우는 덩굴 식물이다. 꽃 색깔이 황금빛이기 때문에 금등화(金藤花)라고도 한다. 색깔과 모양이 요란하지 않고 격조가 있다. 흔히 꽃가루에 독성이 있다고 알려졌으나 그건 잘못된 상식이다. 다만 꽃가루 모양이 갈고리처럼 생겨서 혹시라도 눈에 들어가면 상처를 유발할 수 있다고 한다. 염천에 피어나는 대표적인 여름 꽃의 하나다. 누구나 그런지 모르지만 나는 봄 복사꽃, 여름 능소화, 가을 구절초 꽃을 보고 있으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어떤 그리움에 젖는다. 어릴 때부터 그러했으므로 전생의 인연 탓인지는 알 수 없다.
반응형
'漢詩 & 漢文&漢文法'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발가벗고 계곡물에 몸 담그니 (0) | 2018.07.20 |
---|---|
반년을 피고지는 백일홍 (0) | 2018.07.18 |
폭염에 농부 맘 불타는데 왕손은 부채질만 (0) | 2018.07.18 |
흘러가는 강물 물끄러미 바라보노라니 (0) | 2018.07.17 |
고목 우거진 산길에 오니 (0) | 2018.07.17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