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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詩 & 漢文&漢文法

폭염에 농부 맘 불타는데 왕손은 부채질만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18. 7.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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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 계절의 노래(118)


붉은 태양 이글이글 불처럼 타오르자(赤日炎炎似火燒)


 『수호전(水滸傳)』 제16회에서 / 김영문 選譯評 


붉은 태양 이글이글

불처럼 타오르자


들판 논에 가득한 벼

태반은 타죽었네


농부 마음은

끓는 물처럼 부글부글


귀공자와 왕손은

부채만 흔들흔들


赤日炎炎似火燒, 野田禾稻半枯焦. 農夫心內如湯煮, 公子王孫把扇搖.


음력 6월은 여름 맨 마지막 달이다. 1년 중 가장 무더운 달이므로 더위와 관련된 다양한 별칭으로 불린다. 염천(炎天), 혹서(酷暑), 성하(盛夏), 성염(盛炎), 임열(霖熱), 화중(火中) 등이 모두 음력 6월을 달리 부르는 말이다. 대부분 불꽃, 열기 등과 관련된 어휘다. 이처럼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도 농부들은 농사를 쉴 수 없다. 쌀(米)을 생산해내기 위해서는 글자 모습 그대로 농부의 손을 여든여덟(八十八) 번 거쳐야 한다는 말이 있다. 농사는 다른 어떤 일보다도 사람의 직접적인 손길을 필요로 한다는 의미다. 지금도 “농사는 천하의 큰 근본(農者天下之大本)”임을 부정할 수 없다. 우리가 우리의 먹거리를 생산하는 일을 천시하면 가혹한 결과가 기다리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장차 식량 생산국이 식량을 무기화하면 식량 부족 국가는 별 수 없이 그들에게 예속된 삶을 살아야 한다. 사람은 먹지 않고 살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농촌 인구가 고령화하여 우리의 농업 기반이 흔들리는 마당에 농사를 천시하는 정책이 계속되고 강화된다면 장차 우리는 다른 나라에서 식량을 구걸하는 거지 신세로 전락할 것이다. 전국이 피서 인파로 덮이는 요즘도 우리 늙은 농촌의 늙은 농부들은 저 가마솥 같은 무더위 속에서 구슬 땀을 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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