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문화재업계 친구랑 잠깐 나눈 대화 일부다.
그와 내가 전적으로 합치한 부분이 있는 까닭이다.
나는 매양 한국고고학은 상품이라는 관점에서 강조하거니와, 그럼에도 그 무한한 잠재력에 견주어 그 상품을 제대로 만들지도 못하고, 제대로 팔아먹지도 못한다 분통을 터뜨리거니와
예서 시장은 주로 해외를 말한다. 물론 국내 또한 무시할 수는 없다.
그런 점에서 과연 이 상품을 제대로 만들어 제대로 팔아먹는가?
전연 아니라는 데 심각성이 있다. 그러면서 나는 매양 고고학으로 밥 빌어먹고 산다는 자들을 성토한다. 매일매일 시일야방성대곡을 쓴다.
그런 일을 해야 할 넘들이 어찌하면 이걸 상품으로 만들어 어찌하면 세계시장에 팔아먹을 생각은 않고, 매양 문화재청 쳐들어가, 혹은 문화재청 직원들 만나 고고학회 지원하라, 대학박물관 지원하라 이런 짓거리만 해대고
저 세계화를 위한 전략은 안중에도 없이, 그렇게 무수히 파제낀 한국고고학 상품을 사장하는 일에 그네들 스스로가 앞장서는 형국이라,
난 이넘들이야말로 역사의 죄인이라 본다.
각설하고 내 경험도 그렇고, 그 친구도 같은 반응인데 그것이 텍스트 뉴스건, 영상물이건 관계없이 가장 반응이 폭발적인 고고학 상품은
1. 황금
2. 해골
이 두 가지다. 내 블로그 통계치를 봐도 그렇다. 신라 쪽 황금유물, 혹은 해골만 나왔다 하면 트래픽이 쑥 올라간다.
물론 저에다가 수중발굴 역시 흥행 실패가 없는 영원한 우량품임은 말했다만,
이런 경향도 잘 읽어야 한다고 본다.
무엇이 잘 팔리는가? 이는 무엇을 우리가 팔아먹어야 하며, 우리가 무엇을 콘텐츠화해야 하는지에 대한 가장 초보적인 출발이다.
고고학 전공?
그들이 무슨 고고학 상품화 전략을 알겠는가? 그러고서 무슨 고고학 대중화가 있겠는가?
대중고고학? 미안하나, 대중고고학을 표방했지만, 그 대중고고학 자리에 그네들이 대중이라 부를 만한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고 이른바 고고학도만 있는 기현상이 벌어지는 까닭이 바로 이에서 말미암는다.
고고학을 대중으로 돌려준다 했지만, 고고학 스스로는 단 한 번도 그걸 대중한테 줄 생각이 없다.
일방적인 훈시와 교시만을 고고학 주체의 시각에서 팔아먹으려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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