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 국립기상박물관은 백수 코 앞에 둔 춘배 소개요 이곳 성북선잠박물관이라는 데는 이제 이름만 남은 조폭답사반 어느 단원 일갈이 아니었나 싶은데 암튼 장대비 쏟아지는 우중을 뚫고서 찾았으니
날씨 때문이기도 하려니와 내가 문을 박차고 들어가니 프론트 젊은 여성 두 분이서 나를 보고 놀래는지라 애초엔 아! 관람객이 없는 이런 누추한 데를 사람이 찾는구나 이런 심정 아녔나 싶은데
젠장, 입장료 천원이 있는데 그걸 낼 생각을 않고서 전시실로 직행하려 하니 황당해 하는 것이었다.
머쓱해서 천원씩 받아 어디다 쓰냐 괜히 받아치니 혹 성북구민 아닌가 물음을 보니 아 성북구만은 공짜인갑다.
찾고 보니 웬걸? 한양도성 비름빡 밑이요 간송박물관 인근 아닌가? 이곳을 지나치길 수십 번 수백 번일 텐데 바로 예 이런 데가 있었다니 괜히 또 쪽팔린다.
암튼 들어설 땐 혼자였으나 대략 삼십분만에 후다닥해치우고 나서려는데 웬걸? 연세 지긋한 분들이 떼로 들이닥친다. 아 이 박물관 인기가 있는 갑다 한다.
각설하고 나서는 길에 이곳 학예사 부여잡고는 궁금증 몇 가지를 물었으니 성함은 전서령이라 하는 젊어 뵈는 분인데, 교육 담당이시랜다.
내가 명함을 내미니 예서도 똑같은 반응이라 뭐 하는 뇐네인가 하는 그런 표정 역력하다. 이러니 늙으면 죽어야 한다는 말 만고불변한다. 그렇다고 진짜 죽고 싶겠니?
암튼 이 업계서 김태식이라는 이름이 지닌 무게는 새 깃털을 넘어 망각으로 갔다.
하긴 내가 기자로 물었겠는가? 시민의 한 사람으로 당당히 들어서 시민권을 행사했다. 이제 나는 기자가 아니라 국민 시민으로 이런 물음을 더 당당히 하리라.
암튼 이 선잠박물관은 인근 백미터 지점에 선잠단 터가 있음을 빌미로 선잠, 곧 누에농사를 특화할 요량으로 2018년 4월 10일 성북구립 공립박물관으로 개관했다.
그것이 인가된 곳임을 이런 명패로 보증한다.
박물관 설립 논의는 박원순 서울시장 시절인 2017년 성북역사문화지구로 지정 고시될 즈음에 논의되기 시작해 마침내 결실했다.
애초엔 실크박물관이라는 이름을 썼지만 나중에 지금 이름으로 바뀌어 그 이름으로 개관했댄다.
현재 담당 학예사는 두 분이 있어 각각 전시와 교육을 담당한댄다. 두 분 모두 임기제라 5년 단위로 임용 심사를 받아야 하는 모양이라 듣자니 성북구 전체를 통털어 다섯 분 학예사 모두가 이렇댄다. 학예직의 고용 안정성 문제는 이 블로그에서도 이서현 씨가 여러 번 논급한 대로 심각한 현안이다.
이 작은 구립박물관에 전담 관장이 따로 있겠는가? 구청장이 관장이며 한형주 라는 분이 명예관장 이시라는데 듣자니조선시대 의례 특히 선잠 관련 논문이 많단다.
성북구 행정문화국 문화체육과 소속이며 공사는 2017년 6월 시작했다는데 신축이 아니라 청소년공부방 겸 노인정으로 쓰던 건물을 리모델링한 것이라 한다.
놀라운 점은 200군데 이상을 헤아리는 전국 공립박물관 중 전시실과 부지 모두 가장 작댄다. 부지 면적이 393제곱미터라는데 아마 이것이 건물 그 자체 일층 바닥 면적일 것이다.
전시실은 삼층이나 되지만 아담아담해서 휙 둘러보는데 삼십분이면 족하다.
이상 외양과 개관의 개략이며 내부는 자리를 달리해 들어가 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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