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째 나는 파르테논 신전으로 유명한 그리스 아테네 아크로폴리스 기본자료를 정리 중이다.
먼저 찍어온 사진들이 이렇게 외장하드에 보관 중이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물이란 말은 실상 저와 같은 사진들에 딱 맞는 표현이라, 내가 아무리 좋은 사진을 찍어오면 뭐하겠는가? 내가 찍은 것이 무엇인 줄 알아야 면장질을 할 게 아닌가?
내가 찍은 실체를 모르는 사진은 암짝에도 소용없으며 폐기처분해야 한다.
또 하나 문제는 기억력의 한계다. 저들 사진은 내장 정보를 보면 촬영 시점이 2017년 7월 29일이다. 대략 6년이라는 시간이 꼬박 흐른 과거 시점이다.
6년 전이 대수롭지 않게 보일 수도 있지만, 이미 현장감은 다 사라져서, 저들 사진이 찍힌 순서를 따라, 그리고 그때 기억을 따라 내가 아크로폴리스를 점령한 통로를 따라 가는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아크로폴리스를 속속들이 파악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지금은 우리는 아주 유용한 시대를 산다.
첫째, 구글맵 혹은 구글어스를 비롯한 지도를 언제 어디서건 인터넷 여건이 되는 데서는 접근가능하다.
둘째, 내 젋은 시절에 견주어 웹이 제공하는 서비스가 무지막지해서 간단한 키워드 한두 개로 구글링을 하면 내가 필요로 하는 정보가 이미지까지 곱배기로 배달되는 시대다.
앞 구글 위성 지도는 아크로폴리스와 남서쪽 제우스신전 유적을 동시에 넣어본 것이다.
내가 저 두 곳을 집중으로 둘러본 까닭에 그 상대하는 위치, 그리고 내가 둘러본 곳의 대강을 지정학 방향을 따라 대강은 가늠해야 한다.
앞은 개중에서도 제우스 신전 부분만을 확대한 것이다. 정확한 이름은 올림피아 제우스신전이다.
이를 기억하고 있어야만 내가 저 키워드로써 구글링을 하고 내가 필요한 정보를 얻으며, 이를 통해 내가 찍은 사진들에 생명을 불어넣게 된다.
앞은 아크로폴리스만 뚝 떼어냈다. 이를 보면 왼편, 그러니깐 서쪽이 저 언덕배기로 통하는 정문이라, 현장 가 보신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저기 말고는 정문을 낼 데가 없는 천연 암벽 요새다.
저 왼편 정문을 통해 들어서면 남쪽으로 약간 치우친 지점 중앙에 거대하게 동-서 방향 장축으로 자리잡은 파르테논 신전이 있음을 본다.
앞은 아크로폴리스를 조금 더 확대한 것이다.
아크로폴리스 남쪽 성채 밖 아래로 양쪽에 각각 원형 극장이 있음을 본다. 서쪽 편에 있는 것을 헤로테스 아티쿠스 극장(바로 앞 지도 붉은 동글배기) 이라 하고
반대쪽은 디오니소스 극장이다.
이런 취합을 통해 아크로폴리스와 주변 일대 주요 유적 혹은 풍광이 포진하는 양상을 현지 답사를 통해 버무리면 한층 자료 정리가 쉬워지리라 본다.
이 두 장면은 구글어스인데 각도를 사선으로 비춰봤다. 아크로폴리스에서 복잡한 데가 실상 저 입구 부분이다.
우리가 하나 잊어서는 안 되는 대목이 저들 유적이라 해서 우리가 보는 모습이 그리스 당대 것이라 간주하면 낭패보기 십상이다.
또 저 대부분 건축물로 우뚝 선 기둥 같은 것들은 근현대기에 복원한 모습이라는 사실 잊어서는 안 된다.
건축 부재 중 상당 부분은 새걸로 넣었으니, 이런 점들을 간과하면 자칫하다간 그 비름빡이 그리스시대 것이라 간주하기 십상이다.
지도를 통한 학습은 이 정도로 마무리하고 다음으로 해야 할 학습은 그것의 평면도를 구성한 장면들을 살피는 것이다.
이것들이 다 구글링해서 갈무리한 평면 배치도다. 이를 통해 하나씩 접근하면 무지막지하게 찍은 저들 사진 천 장이 있다 해도, 내가 찍은 것이 무엇인지를 몰라 쓰레기통에 던져버려야 하는 사진은 몇 장 되지 않고 고스란히 내 자산으로 삼을 수가 있는 것이다.
이번 호에서는 사후 학습을 통한 이미 다녀온 곳 친숙해지기 한 방식 소개라 할 수 있겠다.
#답사자료정리 #자료정리 #답사사진 #사진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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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답사 자료정리論] ② 가고 본 데는 명패부터 찍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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