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월 15일 SBS 8시뉴스가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의 이른바 문화재 부동산 투기의혹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보도 직후 손혜원이라는 이름이 실검 1위를 오르내리기도 했으니, 역시 공중파 저녁 메인뉴스가 지닌 위력은 여전한가 보다.
그 보도가 얼마나 실상을 전달하느냐 하는 문제와는 별도로 상당한 시간과 공력을 들인 결과인 것만은 분명한 듯하다. 무엇보다 이 사안이 중대하다고 판단했음인지 관련 보도로 무려 네 꼭지를 만들어 보도한 까닭이다.
[끝까지 판다①] 문화재청이 홍보까지…손혜원 조카의 수상한 건물(SBS)
https://m.news.naver.com/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55&aid=0000703856
[끝까지 판다②] 조카·남편·보좌관도…문화재 거리 곳곳 '의원님 그림자'(SBS)
https://m.news.naver.com/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55&aid=0000703857
[끝까지 판다③] 매입 후 '4배 뛴 건물값'…리모델링은 나랏돈으로(SBS)
https://m.news.naver.com/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55&aid=0000703858
[끝까지 판다④] 손혜원 "투기 목적 절대 아니다"…석연치 않은 해명들(SBS)
https://m.news.naver.com/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55&aid=0000703859
살피니, 문제의 목포근대역사지구 건축물대장이니 하는 것들을 모조리 떼어보지 않았나 한다. 아무튼 이렇게 해서 방송이 투기 의혹 대상이라고 집어낸 손 의원 관련 건축물이 9채에 이른다고 한다.
물론 손 의원은 펄쩍펄쩍 띈다. 보도직후 우리 공장에서도 보도에 대한 손 의원측 입장을 들어야했으므로 접촉을 시도했다. 애초에는 손 의원은 직접 연락되지는 않고 비서진을 통해 이런저런 말을 들을 수 있었다.
목포 근대거리
얼마 뒤 손 의원이 직접 나섰고, 그런 대언론 직접 대응과 더불어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한 직접 반박과 역공에 나섰다. 이 글을 쓰는 16일 오전 8시 현재 그의 페이스북을 보니 난리가 아니다. 간단히 추리면 내가 무슨 투기를 했냐는 것이다. 투기는커녕 다 쓰러져가는 지역을 살리고자 하는 열정에서 이 일을 했다고 한다.
방송 보도내용과 페이스북에 남긴 포스팅을 포함한 손 의원 측 반응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이 정리가 가능하다.
첫째, 손혜원 의원 본인, 그리고 그와 직간접으로 관련된 사람과 기관이 목포 역사근대역사지구가 문화재로 등록되는 시점을 즈음해 집중적으로 이 지역 근대건축물들을 매입한 것은 사실이다. 이는 sbs 보도 혹은 손 의원 직접 발언을 통해 모두 확인된다. 따라서 이 부분은 팩트다. 다만, 방송이 말한 9채가 현재까지 파악한 전부인지, 그보다 더 많은지는 현재로서는 확인 불가능하고, 또 그 9채가 다 맞는지는 현재로서는 확인이 곤란하다. 여러 정황으로 보아 9채는 확실한 듯하다.
둘째, 집중 매입 직후 이들 부동산을 포함하는 구역이 문화재로 등록됐다. 이 역시 팩트다.
셋째, 그 문화재 등록에 손 의원이 국회 문체위 혹은 교문위 소속 여당 의원으로서 직간접으로 영향력을 행사했다. 다만, 그의 이런 영향력 행사가 실제 문화재 등록에는 어느 만큼 힘을 발휘했는지는 알 수가 없다.
이와 관련해 손 의원 본인은 보도 직후 연합뉴스에 "목포는 지난 대통령 선거 때 지역을 돌면서 처음 가본 곳으로 버려진 집이 50%를 넘었다…조선내화 공장이 있던 구도심인 서산온금지구에 아파트를 짓겠다는 조합이 결성되고 있었는데, 제가 의견을 내서 혹은 (다른 사람과) 같이 좀 도와서 문화재로 지정됐다"고 말했으니, 적어도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 것만은 틀림이 없다.
넷째, 그렇게 매입한 9채 중 일부 혹은 전부가 손 의원 소유일 수도 있다. SBS 보도를 종합하면 9채는 조카가 소유한 건물 3채, 손 의원 남편이 이사장으로 있는 문화재단 명의 건물 3채, 손 의원 보좌관의 배우자 명의 건물 1채, 보좌관 딸과 손 의원의 다른 조카 공동명의 건물 2채다.
이 중에서 조카 명의의 건물 3채와 다른 조카 공동 명의 건물 2채를 손 의원 본인은 증여를 통한 조카 매입한 케이스이며, 본인 소유는 아니라고 한다. 하지만 이 대목은 논란이 심대할 듯하다. SBS 취재에 직접 육성으로 응한 23살 조카는 그 건물이 본인 소유가 아니라 했다. 고모 소유라 했다. 이를 보면 차명 부동산 매입이다. 나아가 손 의원이 말한 '증여'도 논란일 수도 있는데, 증여라면 증여세를 냈는지, 나아가 차명을 통한 부동산 소유는 적접한지 등등 따질 문제가 한둘이 아니다.
목포 근대역사지구 '창성장'
다섯째, 이런 부동산 매입 행위가 무엇을 위한 것이었는지를 두고 투기라는 방송사 주장과 터무니없는 모략이라는 손 의원 주장이 팽팽히 맞선다. 이와 관련해서는 실은 SBS 보도를 추리는 한편, 그에 대한 몇몇 배경 혹은 추가 설명을 더한 우리 공장 다음 뉴스가 사태를 비교적 간단히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해 소개한다.
"손혜원 의원, 목포 근대역사공간 건물 투기 의혹"(종합)
송고시간 | 2019-01-15 23:49
SBS "손 의원 친척·지인, 1년 6개월간 9채 매입"
손 의원 "투기 의도 없어, 보도는 모략이고 거짓말"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설승은 기자 = 국회 문화체육관광위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손혜원 의원이 등록문화재인 전남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 내 건물들을 투기를 위해 무더기로 사들였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SBS는 15일 손 의원이 자신과 관련된 재단과 친척 및 지인 명의로 2017년 3월부터 작년 9월까지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에 있는 건물 9채를 집중 매입했다고 보도했다.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은 문화재청이 지난해 8월 처음 도입한 면(面) 단위 등록문화재로, 만호동과 유달동 일원 11만4천여㎡를 아우른다. 종래 문화재청은 면적 단위가 아닌 개별 건축물을 문화재로 '등록'했다.
보도에 따르면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에 있는 손 의원 관련 부동산은 조카가 소유한 건물 3채, 손 의원 남편이 이사장으로 있는 문화재단 명의 건물 3채, 손 의원 보좌관의 배우자 명의 건물 1채, 보좌관 딸과 손 의원의 다른 조카 공동명의 건물 2채다.
손 의원은 근대역사문화공간 내 게스트하우스인 '창성장'도 자신의 조카와 지인 명의로 문화재 등록 1년 전에 구입한 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귀 얇은 주변 엄마를 설득, 각각 아들·딸들에게 재산 일부를 증여해 샀다"고 적기도 했다.
SBS는 손 의원과 관련된 이들 인물 혹은 기관이 사들인 건물 9채 중 8채가 문화재로 등록되기 전에 거래됐다고 설명했다. 1채는 등록 직후 매입했다.
이어 건물 매입 가격은 3.3㎡당 100만∼400만원이었지만, 이 지역이 문화재로 등록된 이후 건물값이 4배 정도 뛰었다고 덧붙였다.
근대 건축물을 대상으로 하는 등록문화재는 수리·보수 등을 보통 국비나 지방비로 전액 혹은 일부 지원한다. 이러한 까닭에 일단 문화재로 '등록'되면 부동산 가격은 오르는 경향이 있으며,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도 문화재 등록 이후 부동산 가격이 폭등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재청은 설명자료에서 "문화재 등록은 전문가 현지조사와 문화재위원회의 엄격한 심의에 의해 시행될 뿐, 개인 의견이나 영향력에 좌우되는 사안이 아니다"라며 "건축물 소유자나 거래 여부에 관계없이 문화재 가치를 판단해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어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에 예산 지원은 없었으며, 앞으로 문화재 보존과 공적인 활용에 대해 우선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손혜원 의원은 이에 대해 "목포는 지난 대통령 선거 때 지역을 돌면서 처음 가본 곳으로 버려진 집이 50%를 넘었다"며 "조선내화 공장이 있던 구도심인 서산온금지구에 아파트를 짓겠다는 조합이 결성되고 있었는데, 제가 의견을 내서 혹은 (다른 사람과) 같이 좀 도와서 문화재로 지정됐다"고 설명했다.
손 의원이 말한 '조선내화주식회사 구 목포공장'은 2017년 12월에 문화재로 등록됐으며, 근대역사문화공간과는 위치상 약간 떨어져 있다.
그러나 이는 목포 지역 문화재 등록 전반에 손 의원이 직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했음을 뒷받침하는 언급으로도 볼 수 있어 논란이 될 전망이다. 2016년 총선을 통해 국회에 처음 입성한 손 의원은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이었다가 작년 7월 17일, 이 위원회에서 독립한 문화체육관광위원회로 옮겨 여당 간사로 활동 중이다.
교문위와 문체위는 모두 문화재 정책을 총괄하는 문화재청을 관할하는 국회 상임위다.
손 의원은 투기 의혹과 관련해 "사람들이 아무도 안 가니까 증여해서 친척을 내려보냈다. (국회의원) 임기가 끝나면 서울 박물관을 정리하고 목포에 내려가려고 했다"며 "땅을 사고팔고 하면서 돈 버는 데에 관심이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보도는 모략이고 거짓말"이라며 "SBS를 허위 사실 유포로 고소하겠다. 악성 프레임의 모함이다"라고 주장했다.
psh59@yna.co.kr
ses@yna.co.kr
한편, 이번 보도를 터무니없는 모략이라고 규정한 손 의원은 자신의 결백을 입증하는 방증자료 중 하나로써 이들 문제의 주택 매입 자체를 그간 자신의 페이스북 등을 통해 자주 공개했다는 사실을 내세운다. 간단히 말해 투기라면 몰래몰래 사들여야 하는데, 본인은 전연 그리하지 않았으며, 외부로 공개했으니, 내가 무슨 투기냐는 논리인 듯하다.
그렇다면 현재까지 정리한 이런 일련의 사태에서 손 의원은 결백한가? 아니면 무슨 논란의 소지가 없는가?
현재까지 드러난 사실만으로도 손 의원한테 문제가 적지 않다고 본다.
손 의원 반응을 보면, 그 자신은 이런 일이 왜 문제냐는 반응이며, 나는 이것이 그의 진심이라고 본다. 내가 뭘 잘못했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문화재청을 관할하는 교문위 혹은 문체위 소속 국회의원으로서 금도를 넘었다고 본다.
특정한 낙후 지역을 문화재를 고리로 해서 고급진 문화지구로 다시 만들겠다는 열정이야 누가 흠을 잡겠는가?
하지만 이를 위해 해당 지역 부동산을 직간접으로 9채를 매입하고, 더 나아가 그들이 포함된 구역을 문화재로 등록해 달라고 문화재청에 요청하는 일이 정상으로 보이지 않는다.
손 의원 본인이야 순수 혹은 열정에서 그런 일을 하고 그런 요구를 했겠지만, 그것을 검토해야 하는 문화재청은 교문위 혹은 문체위 피감 기관임을 잊은 듯하다. 그것은 요청 혹은 요구가 아니라 압력일 수밖에 없다. 실제로 그런 요청에 문화재청이 엄청난 부담으로 느낀 사실은 나도 비교적 잘 안다.
배나무 아래서는 갓끈을 고쳐 매지 않는 법이다. 목포역사지구가 훌륭하지만 낙후한 지역이라, 이를 개발했으면 좋겠다는 그 뜻이야 얼마나 좋은가? 그 좋은 뜻을 다른 방식으로 경주했어야 한다고 본다.
그의 말대로 투기가 아니라고 하자, 그의 말대로 그곳에다가 자기 박물관을 옮겨갈 생각이라고 하자. 글쎄, 이런 일이 공직자로서 , 현역 관련 상임위 소속 국회의원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인가? 실정법에 적법한가 하는 논란을 넘어 공직자 윤리로서는 적합치 않은 일이다. 그것이 꼭 시세차익을 노린 투기가 아니라 해도, 문화재 등록 자체만으로도 그렇게 옮겨가고 단장할 박물관에는 특혜가 된다. 이 점을 망각한 듯하다.
더불어 조카 직접 인터뷰를 보면, 손 의원은 저들 건물 일부를 차명으로 사들였다. 그 자신은 증여를 통해 조카가 매입했으니, 조카 건물이라고 주장하지만, 이 두 가지 모두 실정법을 어긴 점은 없는지도 논란이다. 방송인터뷰에 응한 조카 말을 직접 들어보면 증여가 아니라 차명 매입이다.
사태가 어느 방향으로 튈지 두고 볼 일이다.
한편 이번 사태가 관련한 오늘 동향은 아래 우리 공장 기사 참조
"나전칠기박물관 서울서 목포로 옮기려고 박물관 부지 산 것"
"SBS 허위사실유포로 고소"…페이스북 통해 의혹 전면 부인
손혜원 "목포 투기 의혹은 거짓…SBS 고소하겠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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