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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문화 이모저모

[순간포착] 두 개의 탄핵, 운명을 가른 두 개의 결정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0. 3.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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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포착] 비슷하면서도 달랐던 두 번의 탄핵

송고시간 2020-03-14 06:00

노무현·박근혜 탄핵심판…기각과 파면으로 운명 엇갈려


노무현 탄핵의 순간 국회


접때도 얘기했듯이, 사진이 포착한 한국현대사 명장면을 표방하는 순간포착이 주제로 고르는 준거라면 첫째는 시사성, 둘째는 캘린더 이 정도다. 아무래도 지금 대한민국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사태 복판에 위치하기는 하지만 곧 4.15 총선을 앞둔 정치의 계절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이 무렵에 일어난 일로 저 두 탄핵과 관련한 묵직한 순간이 있다. 


독자에 따라서는 이미 저 두 탄핵 중 하나는 신라에 의한 삼국통일만큼이나 현실성 부족한 일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노무현 탄핵소추안 국회 가결이 2004년 3월 12일이니, 벌써 16년 전 아닌가? 이 글을 접하는 독자 중에서는 노무현이 누구야 하는 사람이 없다고 누가 장담하겠는가? 


노무현 탄핵의 순간 국회



이 순간과 관련한 여러 장면이 기억에 남는데, 우선 당시 야당으로서 다수당 출신 박관용이 의사봉을 두들기는 순간 단상으로 투척이 난무했으며, 정동영은 울부짖었으며, 의원석 맨뒷줄 박근혜는 묘한 웃음을 지으며 옆 사람과 얘기를 나눴다. 이 사태로 노무현은 직무가 정지되고, 국무총리 고건이 대통령 권한을 대행했다. 


선거법 위반을 문제삼은 야당의 공세는 아다시피 역공에 시달렸다. 이후 치러전 총선에서 몇 석 되지도 않던 집권 열린우리당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지형으로 변모했고, 이는 결국 노무현이 탄핵의 부당성을 인정받고는 대통령직에 복귀하는 발판을 마련한다. 


아마 탄핵당하고서 미디어에 선 노무현 아닌가 한다.



그리 울부짓던 정동영은 나중에 노무현이 대표하는 이른바 주류와는 다른 길로 들어서, 지금도 다른 진영에 몸담고 있고, 박근혜는 나중에 기어이 대권까지 넣었으며, 고건은 참말로 묘해서 비록 압도적인 여론에 힘입어 복귀하기는 한 노무현이 집권기간 내내 불안불안한 모습을 연출한 데 대비되어 그 짧은기간 안정적인 국정을 이끌면서 일약 대선주자로 부각했다. 


두번째는 2017년 3월 10일 헌법재판소에서 있었으니,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은 대통령 박근혜 탄핵심판과 관련한 헌재 결정문을 읽어내려가다가 "재판관 전원 일치된 의견인 주문을 선고하겠다"고 하면서 마침내 입을 뗐으니, 재판 기간 내내 뒷골을 잡던 그가 이렇게 뱉었다.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 


이날로 박근혜는 대통령 직무가 정지됐다. 후문에는 나는 결코 탄핵되지 않으리라고 확신했다는 박근혜는 이삿짐을 그제야 싸기 시작했는지 이틀 뒤에나 청와대를 나서게 된다. 나중에 흘러나왔지만, 박근혜는 자신이 대통령 자리를 지킬 줄 확신한 듯하다. 


파면 뒤 검찰에 출두하는 박근혜. 구속됐다.



대통령이 탄핵되면서, 황교안 대행 시대가 열렸고, 그 순간 정치권은 걷잡을 수 없는 대선 정국으로 휘말려들었다. 사인이 된 박근혜는 최순실 사태와 맞물려 이런저런 비리의혹에 휘말리다가 결국은 구속되는 운명을 맞았으니, 대선은 야권으로 넘어가는 일은 기정사실이었으니, 오직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가 있었을 뿐이니, 그리하여 우리가 아는 지금의 문재인 시대가 개막한 것이다. 


파면 이틀 뒤 청와대를 떠나는 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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