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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라 이야기: 신동훈 & 김태식/슈겐도와 일본 미라 이야기

[슈겐도와 일본 미라 이야기] (17): 즉신불을 모신 절

by 초야잠필 2025. 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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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와삼산 근처가 바로 이러한 슈겐도 수련이 가장 왕성했던 곳이라 

이 일대에는 슈겐도 성인들이 즉신성불하여 만들어진 즉신불이 모셔진 절이 여럿 분포한다. 

일본 전역에는 현재까지 열일곱 분 정도의 즉신불이 알려져 있는데

이 중 대다수가 동북지역, 그 중에서도 니가타현과 야마가타현 일대에 흩어져 있고 

야마가타현 중에서도 데와삼산 근처에 집중하여 분포하고 있는 것이다. 

필자는 이 중에 혼묘지本明寺, 다이니치보大日坊, 츄렌지注連寺 세 곳의 절을 방문한 적이 있어
즉신불을 실견한 바 있다. 

여기에 그 내력을 간단히 지금부터 소개하고자 한다. 

이 세 곳 중 가장 인상이 강렬한 곳은 혼묘지이다. 

혼묘지는 야마가타현에서 가장 오래된 즉신불을 모신 곳으로 

즉신성불한 本明海上人은 1683년에 입적하였으니 350년이나 된 셈이다. 

슈겐도 즉신불은 여러 절에 흩어져 있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친견이 쉽지 않다. 

어떤 절은 지나치게 상업적이라는 생각이 들어 제대로 배견도 못하고 나와야 하는 경우도 있고

어떤 곳은 아예 공개를 않는 곳도 있다. 

그에 반해 이 절-.

혼묘지는 절을 관리하는 분도 매우 친절하고

무엇보다 즉신불이란 무엇인가,

이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볼 만한 분위기의 고찰이다. 

즉신불을 꼭 한번 보고 싶은 분은 혼묘지로 가서 친견하시기 바란다. 


혼묘지의 초입. 호젓한 비탈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된다
혼묘지 본당의 모습. 즉신불은 뒤쪽 즉신불당에 따로 모셔져 있다.
혼묘지 즉신불당. 즉신불을 따로 지은 불당에 모셔놨다.
즉신불당. 안에 들어가 볼 수 있게 되어 있다.
혼묘지 즉신불당에 모셔진 즉신불의 모습


필자가 이 절을 찾아 즉신불을 친견했을 때

절을 지키는 분이 친절하게 필자 한 사람을 위해 일일이 설명을 해주셨다. 

이 경험이 필자에게 있어 색달랐던 것은 

즉신불이라는 것이 처음 볼 때처럼 엽기적인 것도 아니며

괴이한 유물도 아니라는 점이다. 

이 분들은 자신들의 종교적 신념을 위해 

육신을 그대로 가지고 성불하기 위해 수련을 하여 마침내 썩지 않고 남은 것인데, 

결국 이러한 고행의 이유가 대중의 구원을 위해서 였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러한 즉신불에 대해 좀 더 겸허하게 다가가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따지고 보면 카톨릭에서 존경의 대상이 되는 썩지 않는 성인 성녀의 시신과 

이 즉신불이 무엇이 그렇게 많이 다른 것일까. 

본질적으로 같은 것 아닐까. 

진리에 대한 희구가 강하여 성인의 반열에 올랐던 분들이

죽지 않고 썩지 않아 기적의 표상으로 삼아 숭배하는 풍습은

동서양에서 공통적으로 볼 수 있었던 종교적 행위 아니었을까. 

굳이 즉신불만 괴이하게 여겨질 이유는 없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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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겐도와 일본 미라 이야기] (16): 유도노신사湯殿神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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