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필자가 항상 궁금하게 생각한 것 중의 하나는
양반 출신 의병들이야 나라가 망하면 자기들이 가진 것을 다 날릴 판이니 그렇다고 쳐도,
도대체 승병들은 왜 궐기하여 왜병과 싸웠을까 하는 점이다.
이 점에 대해서는 필자는 아직 답을 못 얻었다.
조선사람인데 왜병과 싸우는것은 당연한 거 아닌가라는 말은 하나 마나한 이야기이다.
쇄미록을 보면, 과연 기회가 없어서 그렇지
당시 왜란 정국에서 양반에게 사역되던 노비들이
왜병이 자신들에게 득이 되는 무언가를 해줄 수 있다는 확신만 있다면
과연 적극적으로 왜병 편을 들지 않았을까
상당히 의심스러운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당시 조선에서 양반의 지배를 받던 많은 수의 노비들은
조선의 양반 지배를 받으나 왜병의 지배를 받으나
그게 그거인 상황이었다고 보아도 좋다.
특히 양반들과 사이가 그렇게 좋았던 것도 아니다.
쇄미록을 보면 양반들과 노비들 간 관계는 폭발 직전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임란 중에 왜병 편을 들었다는 조선인 태반은
아마도 이러한 노비들이 아니었을까.
그렇다면 그건 그렇다 치고.
승병들은 도대체 왜 조선 편을 들었을까.
이들은 조선 건국 이후 그렇게 대접을 잘 받던 사람들도 아니고,
당시 절은 도망한 노비들의 집결지나 다름없었다.
이들이 왜란 중 조선편을 든 것이 과연 당연한 일일까?
이걸 당연하다고 본다면 이 세상에 궁금한 것도 하나도 없고,
학문을 할 만한 주제도 하나도 없을 것이다.

반응형
'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민농시 쓴 여가에 노비 잡으러 다니던 양반들 (0) | 2025.07.03 |
---|---|
우리 맘대로 엮어댄 망향의 노래 (0) | 2025.07.02 |
19세기는 해방의 세기이다 (0) | 2025.07.02 |
그간 오해해서 미안한 김홍도 타작도 (0) | 2025.07.01 |
한창기 선생이 요절하지 않았다면 (1) | 2025.07.0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