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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란 관련 이야기 중에 꼭 나오는 이야기의 하나가
임란 때 일본으로 끌려간 이들이 조선을 그리면서 부른다는 소위 "망향의 노래"다.
이거 사실일까?
이들이 정말 떠나온 고향을 그리워했을까?
필자가 보기엔
케이스 바이 케이스다.
물론 고향을 그리워 한 사람도 있었을 것이다.
예를 들어 강항 같은 이.
일본으로 잡혀 가기 전에는 무려 문과 급제자였다.
당연히 돌아오고 싶었을 것이다.
그런데 만약 끌려간 이들이 노비라면?
그들도 망향의 노래를 불렀을까?
일본으로 끌려간 도공들은 조선에서 보나마나 백프로 천역으로 천시받았을 텐데
이들은 고향으로 돌아오고 싶었을까?
쇄미록을 보면 천만의 말씀이다.
양반집안을 봉양하는 노비들은
양반들 식사 때 버려지는 음식이 이들 차지였을 테고,
그나마 그것도 없으면 굶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전염병이 걸리면 냇가에다 던져둔다.
그러다 죽으면 장례고 나발이고 없이 다음날 바로 거적에 둘둘 싸 묻는다.
애국자들은 아마 그래도 한국이라는 나라가 그리웠을지는 모르겠는데
내가 조선시대 노비인데 일본으로 어찌저찌 끌려갔다면
거기서 뭐 그렇게 대단한 대접을 받고 안받고를 떠나서
한국이라는 나라가 그립지는 않을 거 같다 이 이야기다.
이런 이야기를 한다고 해서 비애국자라고 해도 할 말은 없는데,
역사적 사실에 대해 우리 맘대로 재단하고
모든것을 애국과 비애국으로만 평가하는
이 삼류 역사관-.
우리도 이제 버릴 때가 되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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