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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도 그림 중에 타작하는 그림이 있다.
이 그림을 보면 일하는 이들 옆에 비스듬히 자빠져 있는 양반이 보인다.
내가 그동안 저 양반을 오해했다. 미안하다.
쇄미록을 보면, 저 양반은 정말 부지런한 양반이다.
왜냐. 어쨌건 벼타작하는데 직접 가서 제대로 하나 안 하나 지켜보고라도 있었으니까.
쇄미록에 나오는 양반들은 저것도 안한다.
그냥 밭으로 논으로 김매러 노비들을 몰아낼 뿐
그러니 그게 제대로 될 턱이 있나.
하루종일 사역시켜도 손바닥 만한 밭과 논 김도 제대로 못매고
싹이 나온 걸 보면 듬성듬성 제대로 나오지도 않아
노비 놈들이 씨를 가져다 자기들 밭에 심었나보다 불평일뿐
내가 보기엔 저런 농사 감독이나 제대로 한 양반도 거의 없었던 것 같다.
저 그림의 양반은 정말 부지런한 양반이다.
어쨌건 타작 판에 가서 누워라도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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